[APBC] 한일전 2연패, 석연찮은 판정이 빌미였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9 21: 40

한일전 2전 2패.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는 경기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아쉬운 결과다. 그 속에 석연찮은 심판진의 판정이 숨어있다는 점은 더욱 안타까웠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일본과 대회 결승전을 0-7로 패했다. 선발투수 박세웅이 4회, 선취점을 빼앗겼다. 이후 김명신(⅓이닝 1실점)-김윤동(1이닝 2실점)-김대현(1이닝 2실점)-이민호(1이닝 1실점) 등이 줄줄이 실점했다.
한국은 일본과 개막전을 7-8 끝내기 분패했다. 대만을 1-0으로 누르며 결승행 티켓을 확보했고, 일본에 설욕을 노렸으나 결과는 아쉬웠다. 대표팀은 영건들의 가능성을 엿봤다는 성과에 만족해야 했다.

한일전 2패의 과정에서 모두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이 한몫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경기 초반 흔들리던 박세웅은 2회 2사부터 네 타자 연속 삼진으로 조금씩 감을 찾았다.
이어 4회 선두 야마가와 타석. 박세웅은 볼카운트 2B-2S에서 제대로 떨어지는 포크볼로 배트를 끌어냈다. 야마가와가 체크스윙에 실패했고, 포수 한승택은 공을 잠시 놓친 뒤 집어들어 1루로 뿌렸다. 한승택의 송구가 뒤늦게 1루로 뛰던 야마가와의 걸음보다 빨랐다.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아웃카운트가 올라가야 하는 상황.
그러나 대만 심판진이 야마가와에게 타석으로 돌아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배트가 돌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느린 그림으로 수차례 돌려봤지만 배트는 한참 나왔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결국 노 스윙, 볼로 인정받아 풀카운트가 됐고 박세웅은 볼넷을 내줬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이 무사 1루로 돌변한 것이었다.
박세웅이 흔들렸고 수비진은 그를 돕지 못했다. 우에바야시 세이지의 희생번트, 한승택이 잡아 곧장 2루로 뿌렸지만 타자가 빨랐다. 박세웅은 무사 1·2루서 도노사키 슈타에게 우중간 담장 직격 적시타를 헌납했다. 스코어 1-0. 결국 박세웅은 마운드에 올랐다. 심재민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며 자책점은 1점에 머물렀다.
여러 모로 아쉬운 장면이었다. 박세웅은 경기 초반 포크볼 제구에 애먹으며 고전했다. 2회부터 감을 찾아가던 시점에 나온 아쉬운 판정이 박세웅을 흔들었다.
낯익은 장면이다. 일본과 대회 첫 경기가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한국은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김윤동을 올렸다. 김윤동은 첫 타자를 3구삼진으로 솎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후속 타자 상대 꽉찬 초구가 볼 판정을 받았다. 그때부터 김윤동은 자신감을 완전히 잃었다.
물론 이날 박세웅이나 1차전 김윤동이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에도 평정심을 유지했다면 큰 문제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대회는 만 24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하 선수들만 참가 자격이 있었다. 일본이나 대만과 달리 와일드카드 석 장 모두 쓰지 않았다. 그야말로 '영건'들이 그라운드를 누빈 것이었다. 국제 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은 한두 번의 판정에 큰 영향을 받았다.
스트라이크존이나 체크스윙은 전적으로 심판진의 재량이다. 대회마다 명시된 규정이 있지만 그 안에서라면 심판의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국제 대회에서 심판진의 소속 리그 성향에 따라 존이 달라지는 경우는 다반사다. 이걸 딛고 일어서는 게 바로 국제 대회 경험이다.
국제 대회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는 입에 쓴 약이었다. 하지만 두고두고 아쉬울 심판진의 판정이었다. /ing@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