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BC] '득점권 타율 6푼3리' 한일전 복수, 적시타가 열쇠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9 11: 42

16타수 1안타. 앞선 두 경기 대표팀의 승부치기 제외 득점권 성적이다. 1승1패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나 호쾌한 적시타는 드물었다. '한일전 리벤지'를 위해서는 사라진 적시타를 되찾아야 한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서 일본과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일본전 7-8로 첫단추를 잘못 뀄으나 대만전 1-0 승리로 결승행을 확정했다. 일본은 한국과 대만을 차례로 누르며 한국의 맞상대로 결정됐다. 한국은 박세웅(롯데), 일본은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가 선발등판한다.
스코어만 살펴보면 한일전은 난타전, 대만전은 투수전으로 요약가능하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양팀 합쳐 15점이 나온 한일전, 이 중 무사 1·2루서 시작한 승부치기 때 나온 점수가 7점이다. 승부치기 기록은 대회 공인이 아니다. 정규이닝에서 양 팀은 4점씩 주고받았다.

한국은 한일전서 정규이닝 동안 일본 투수진 상대로 7안타 6볼넷을 기록했다. 총 13명의 주자가 나간 것. 이 중 홈을 밟은 건 4명. 득점권에서 11타수 1안타로 철저히 침묵했다. 대표팀은 0-1로 뒤진 4회 김하성의 솔로포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안타 두 개와 희생플라이로 역전. 여기에 볼넷 두 개를 더 보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이정후가 때린 행운의 2루타가 대표팀의 유일한 득점권 안타였다.
대만전에서도 찬스 침묵은 이어졌다. 대만전은 '한국 킬러' 천관위에 막혀 출루 자체가 적었다. 1회부터 1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다. 이후 천관위에게 틀어막힌 대표팀은 6회 2사 1루서 이정후의 3루타로 결승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경기 전체로 범위를 넓혔을 때 득점권 5타수 무안타. 한일전 포함 16타수 1안타의 침묵이었다.
물론 통계적으로 득점권 타율은 통산 타율에 수렴한다. 이제 고작 두 경기를 치렀기에 득점권에서 성적만 따지는 건 의미가 덜하다. 하지만 굳이 득점권으로 범위를 좁히지 않더라도, 시원한 타격이 터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국내 평가전 때부터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은 넥센과 두 차례 연습경기서 1승1패를 기록한 뒤 경찰 야구단을 꺾으며 일본으로 건너왔다. 3경기 모두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려냈지만 득점은 11점에 불과했다. 경기당 4득점도 만들지 못한 것이다.
'출루머신' 박민우(7타수 3안타 3볼넷)가 분전 중이지만 구자욱(8타수 무안타)이 침묵하고 있다. 그나마 '막내' 이정후가 매 경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해결사 면모를 과시하는 게 위안거리다.
선동렬 감독은 매번 테이블세터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장타가 나오기 쉽지 않은 구성이기에 결국 주자를 모아야 한다는 의미였다. '리드오프' 박민우만큼은 그 역할을 십분수행하고 있다. 앞뒤로 폭발적인 위력은 없지만 꾸준히 기회도 만드는 분위기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터뜨려주는 선수가 이정후 뿐이다.
운명의 한일전. 대회 우승을 떠나 앞선 경기의 복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정후가 "봐주지 않고 이기겠다"고 말한 것만 봐도 대표팀의 의지가 느껴진다. 이를 위해서는 속시원한 적시타가 선행 과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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