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승' 1위 삼성화재의 명가 부활? "아직은 불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11.16 06: 00

배구 명가의 부활인가. 
삼성화재의 기세가 매섭다. 개막 2연패 후 6연승을 질주, 1위로 치고 나가고 있다. 
삼성화재는 15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도드람 V-리그' 현대캐피탈과 시즌 두 번째 클래식 매치에서 세트 스코어 3-0(25-18, 25-23, 25-23) 완승을 거뒀다. 외국인선수 타이스 덜 호스트를 중심으로 박철우·류윤식에 센터 박상하·김규민까지 공격이 고르게 분산됐다. 주전 세터로 도약한 황동일의 토스와 기습 공격도 거침없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에 그치며 창단 후 처음으로 봄배구에 탈락한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레전드' 신진식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FA로 최대어 센터 박상하를 영입했지만 보상선수로 주전 세터 유광우를 내주는 악재가 생겼다. 개막 2연패 때만 해도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우리카드를 상대로 풀세트 승리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파죽의 6연승. 어느새 승점 17점으로 단독 1위를 굳건히 하는 분위기다. 여기저기서 배구 명가의 부활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신진식 감독을 비롯해 삼성화재 선수단은 들뜨지 않고 있다. 
신진식 감독은 "기대한 것보다 높게 가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중간 정도를 예상했다. 2~3등으로 가다 막판에 1등으로 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초반에 잘 나가고 있지만 언제 내려올지 모른다. 아직도 불안하긴 하다. 지금 이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주포 박철우의 생각도 같다. 박철우는 초반 6연승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 이렇게 이겨나가고 있지만 항상 매 경기가 불안하다. 불안해서 더 연습하고, 연습도 경기처럼 하고 있다. 당연히 이길 것이란 생각은 절대 없다. 다른 팀들도 잘하고 있다. 그날 경기 그 순간에만 집중한다"고 이야기했다. 
주전 세터로 자리를 잡은 황동일도 "결과적으로 6연승이지만 6연패를 했다면 목이 날아갔을 것"이라며 웃은 뒤 "초반 2연패했을 때 위축이 많이 됐지만 철우형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고, 감독님도 믿음을 주셨다. 6연승 과정에서 내가 잘한 것보단 우리 선수들 모두 간절하다. 삼성화재 재건을 위해 올라가고자 하는 투지, 의욕이 강하다. 다들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만족은 없다. 신진식 감독은 현대캐피탈전 승리 후 "6연승을 하긴 했지만 초반에 불안한 범실들이 몇 개 나왔다. 황동일과 타이스의 호흡이 맞지 않은 장면이 있었다"며 "황동일만 잘해야 될 게 아니다. 타이스에게도 '어려운 볼을 처리해주는 것이 공격수'라고 했다. 둘의 호흡이 맞아떨어지면 지금보다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아직은 한 눈을 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8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초반이지만 명가 재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삼성화재. 지금 이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waw@osen.co.kr
[사진] 천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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