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의 '절실함'-그란데 '세밀함', 韓 축구 반전 기회 잡았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11.11 05: 57

신태용 감독의 절실함과 토니 그란데 코치의 세밀함이 대어 콜롬비아를 잡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 랭킹 62위)은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콜롬비아(13위)와 A매치 평가전서 손흥민의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오는 14일 장소를 울산문수경기장으로 옮겨 유럽의 복병 세르비아(38위)와 격돌한다.
이날 경기는 그동안 한국 축구가 보였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상대를 거칠게 몰아치며 압박을 펼쳤고 빠른 패스 연결읕 통해 공격을 펼쳤다. '순한축구'는 없어졌고 '거칠고 강한' 축구를 선보였다.

콜롬비아와 경기를 앞두고 신태용 감독은 "순한 축구 대신 거칠게 밀어치는 축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그란데 코치가 한국 축구에 대한 동영상을 본 결과였다. 그란데 코치는 신태용 감독과 나머지 코칭 스태프들에게 한국 축구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그 결과 축구 스타일을 완전히 바꿨다. 간단한 변화였지만 경기력은 완전히 달랐다.
한국은 시종일관 콜롬비아를 몰아쳤다. 선수 개개인 뿐만 아니라 조직적으로 콜롬비아에 우위를 점했다. 점유율은 콜롬비아가 높았다. 그러나 수비진영에서 볼을 돌리며 기회를 엿보는 시간이 많았을 뿐이다. 전방으로 패스 연결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전반 중반과 후반 막판 콜롬비아가 공격적인 움지직을 보였지만 차이는 굉장히 컸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란데 코치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수비 뿐만 아니라 오버래핑까지 만점활약을 펼친 최철순은 "그란데 코치의 도움이 컸다. 정확하게 분석을 해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할지 말해 주셨다"고 말했다.
또 하메스 로드리게스는 전담 마크한 고요한은 "준비하면서 하메스의 영상을 많이 봤다"며 "유명한 선수라 긴장됐는데 괴롭히려 노력했다. 막상 부딪치니 전반에 신경질을 내는 걸 보고 더 괴롭힐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란데 코치는 스페인 수석코치 시절 쓰던 콜롬비아 분석 영상을 바탕으로 선수들과 비디오 미팅을 진행했다. 미냐노 피지컬 코치는 유럽파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대표팀에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왔다.
그란데 코치는 아직 완벽하게 전술적인 도움을 준 것은 아니다. 다만 선수들에게 콜롬비아 선수들의 특징을 말해줬다. 특히 로드리게스는 막아야 할 고요한에게는 거친 플레이를 펼치며 신경전으로 이어지라고 당부했다. 그 결과는 경기장에서 쉽게 나타났다. 로드리게스는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일 수 없었다. 비록 고요한이 옐로카드를 받았지만 경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상대 템포를 끊는 결과를 얻었다.
이재성도 마찬가지였다. 폭넓게 움직였다. 단순히 측면에서만 공격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로 파고 들었다. 권창훈과 함께 적극적으로 콜롬비아의 중앙 수비를 괴롭히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신태용 감독이 원하는 축구였고 그란데 코치의 조언이 포함된 전술이었다.
콜롬비아의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고 하지만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서 보여야 할 경기력을 선보였다. 순식간에 달라진 이유는 절실함과 세밀함이 선수들에게 곧바로 전달됐기 때문이다. 일단 콜롬비아전은 성공적이었다. 세르비아전에서도 달라진 모습이 나와야 한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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