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콜롬비아의 여유, 경기 후 추태로 바뀌다...인종비하에 모르쇠까지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1.11 05: 30

시작 전까지 여유롭던 콜롬비아. 한국의 반격에 고전하자 여유는 사라지고 추태만이 남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 랭킹 62위)은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13위)와 A매치 평가전서 손흥민의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치른 A매치 4경기(2무 2패)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한국은 만났던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콜롬비아의 승리가 유력시됐다. 호세 페케르만을 필두로 콜롬비아는 시종일관 여유를 나타냈다. 경기 하루 전 공식 인터뷰서 페케르만 감독은 하루 전 공식 인터뷰서 시종일관 여유로웠다. 그는 한국팀 경계대상으로 손흥민, 기성용, 구자철에 이어 황희찬을 꼽으며 한국에 대한 무지를 나타냈다. 한국 취재진이 되묻자 페케르만 감독은 "황희찬이 결장하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페케르만 감독은 "한국은 친선전과 월드컵 예선, 본선서 꾸준히 활약했던 나라기에 분석이 어렵지 않았다"며 "월드컵 본선에서 치를 정도의 최상의 강도와 전술로 임하겠다"고 여유와 자신감을 보여줬다.
이를 간 신태용 감독은 콜롬비아전에서 완벽하게 달라진 전술을 선보였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자신을 상징하는 변형 스리백을 포기하고 포백을 꺼냈다. 김진수-장현수-권경원-최철순이 포백을 형성했다. 오른쪽 측면이 주 포지션인 고요한이 중앙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호흡을 맞췄다.
측면 날개엔 이재성과 권창훈이 배치됐다. 이날 가장 큰 변화는 공격진에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최근 부진하던 손흥민을 이근호와 함께 투톱으로 내세웠다. 이날 신태용 감독의 승부수는 모두 적중했다. 이근호 카드와 고요한 카드 모두 성공하며 한국은 인상적인 경기 내용을 보였다.
경기 전 여유롭던 콜롬비아는 한국의 반격에 당황했다. 전반 한국의 공세가 거세지자 콜롬비아의 여유는 사라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경기 흐름에 콜롬비아 선수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경기 내용이 거칠어 지기 시작했다. 만약 여기까지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여유가 사라진 콜롬비아는 추태가 뭔지 제대로 보여줬다. 이날 후반 17분 김진수가 경기장서 쓰러지자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달려들어 강제로 김진수를 일으키는 매너 없는 행위를 보였다. 이전까지 존재감이 없던 하메스가 경기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장면.  
결국 기성용이 김진수를 대신해 로드리게스와 신경전을 벌였다. 여기서 더 심각한 추태가 이어졌다. 에드윈 카르도나(보카주니어스)가 기성용을 향해 양 손가락을 양 눈가에 대고 찢는 표정을 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전형적인 인종비하 행위.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치, 인종, 종교 등의 차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보인 카르도나의 행동은 스스로를 더럽히는 행위였다. 콜롬비아 매체들 역시 한 목소리로 카르도나의 추태를 비판했다. 경기 후에도 콜롬비아의 추태는 이어졌다.
이날 부진한 로드리게스는 경기가 끝나고도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인터뷰를 거절하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덩달아 페케르만 감독은 제 시각에 기자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아서 정해진 순서와 달리 신태용 감독이 먼저 인터뷰에 임하기도 했다.
페케르만 감독은 인터뷰서 "한국의 속도에 고전했다"고 한국을 칭찬하면서도 카르도나의 인종비하 제스처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카르도나의 제스처를 직접 보지 못해 할 말이 없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페케르만 감독은 만약 확인한다면 카르도나에게 징계를 내릴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한국전은 상당히 거칠고 힘든 경기라 신경전이 거칠었다. 그래서 그런 상황이 나왔을 수 있다. 내가 직접 보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고 끝까지 답을 회피했다.
이날 콜롬비아는 축구 뿐만 아니라 최악의 매너로 스스로를 망쳤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유명 영화의 대사가 절로 떠오르는 밤이었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