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처럼 얽힌 한국의 수비진이 콜롬비아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를 선보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 랭킹 62위)은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13위)와 A매치 평가전서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오는 14일 장소를 울산문수경기장으로 옮겨 유럽의 복병 세르비아(38위)와 격돌한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치른 A매치 4경기(2무 2패)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한국은 만났던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변형 스리백은 중앙과 측면 모두 유기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공격시에는 미드필더 숫자가 늘어나야 하고 수비시에는 그 반대가 되야 한다. 특히 센터백은 공격과 수비를 모두 펼쳐야 하는 포어 리베로다. 포어 리베로는 수비시에는 안정적으로 골문 앞을 지키다 공격할 때는 중원으로 올라가 볼 배급에 관여하는 역할을 한다. 수비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후방 빌드업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말 그대로 포어 리베로 역할을 제대로 펼칠 선수가 있다면 전술적으로 상대를 굉장히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
그러나 유럽 평가전에서 사용한 변형 스리백은 완벽하게 실수였다. 신태용 감독도 불안하다는 이야기를 분명하게 했다. 선수 구성이 정상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였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신태용 감독이 보여준 전술이었다. 따라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스리백 전술이 아닌 수비적으로 안정감을 찾는 전술이었다.
이날도 신태용 감독은 고요한을 중앙 미드필더로 내세우며 포어 리베로 역할을 맡겼다. 상대의 주력인 하메스 로드리게스 수비를 펼치고 공격적으로는 빠른 움직임을 요구했다. 주세종, 정우영, 이명주, 이창민 등 전문 미드필더 대신 소속팀에서 간헐적으로 나온 고요한이 신태용 감독의 선택이었다.
전반 초반 수비는 큰 문제가 없었다. 철저하게 상대 공격수를 막아내면서 좀처럼 슈팅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센터백인 장현수와 권경원이 중앙을 잘 지키고 순식간에 측면 윙백들이 내려오면서 수비 숫자가 늘어나 콜롬비아에 우위를 점했다.
콜롬비아는 한국 중원을 뚫어내지 못했다. 순식간에 숫자가 늘어난 한국은 상대가 패스 혹은 돌파를 시도할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그 결과 콜롬비아는 무리한 공격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고요한은 적극적인 플레이가 과열돼 전반 32분 옐로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콜롬비아의 역습 템포를 끊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반서 한국은 콜롬비아에게 결정적인 슈팅 기회는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수비의 문제가 아니라 워낙 패스 연결이 좋았던 상황을 제외하고는 상대에게 공격을 펼칠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후반서도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통해 수비가 제 자리를 찾을 시간을 벌었다. 가뜩이나 추운 날씨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하지만 한국의 경기력은 완전히 달라졌다. 비록 후반서 실점을 허용했지만 무기력한 수비는 아니었다.
최근 신태용 감독은 부임 후 7실점을 기록하며 승리가 없었다. 하지만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 회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 10bird@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