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원인이 경기력일까... 신태용호, 11월 평가전서 변해야 산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0.20 05: 59

미증유의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가 내린 처방책은 경기력 향상이었다.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1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최근 한국 축구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축구협회가 팬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과와 향후 계획 등을 밝혔다.
이날 한국축구 총책임자인 정 회장은 이날 한국축구 위기상황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아울러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위한 개선책, 대표팀 지원팀 강화, 협회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쇄신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조직 개편이나 인적 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다. 정 회장의 두루뭉술한 해결책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했다.

한국 축구를 둘러싼 불신의 늪은 쉽게 해결될 것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도 정 회장의 기자회견의 기대 이하였다. 이날 정 회장은 "히딩크 논란에 대해서 김호곤 위원장이 문자온 걸 기억하지 못했다. 확실하지 않은 상황서 먼저 언론을 통해 대응한 것은 잘못"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히딩크 논란에 대해서 초기 대응을 하지 못한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고 하며 "히딩크 논란으로 본질을 덮을 수는 없다. 한국 축구를 둘러싼 본질은 신태용 감독 선임 후 이란-우즈베키스탄전 경기력이 기대 이하라 국민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경기력이 더 좋아야 한다는 생각이 논란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사태 인식은 신태용 감독이나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서 밝힌 인식과 일치한다. 결국 축구협회가 적극적인 대표팀 지원 강화 계획들도 '경기력만 좋아지면 다른 논란을 해결된다'라는 생각때문일 것이다. 지금 한국 축구 팬들의 생각과는 상당한 수준의 괴리감이 느껴진다.
여하튼 협회는 문제 진단과 해결책을 내놨다. 그렇다면 최소한 개선된 경기력이라도 확실히 보여줘야만 한다. 신태용 감독은 귀국 당시 기자회견서 "유럽 원정 2연전 결과는 안 좋았지만 로드맵에는 도움이 됐다. 지금 매를 맞더라도 월드컵 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하며 "협회가 11월 A매치 상대를 정한다. 개인적으로는 협회에 강한 평가전 상대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태용 감독의 요구대로 협회는 제대로 된 상대를 데려왔다. 이날 발표한 국가대표팀의 11월 A매치 상대는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다. 평가전 두 경기 모두 국내에서 개최된다. 구체적인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콜롬비아는 10월 FIFA 랭킹에서는 13위를 차지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나 라다멜 팔카오 같은 스타 선수들을 중심으로 화려한 축구를 구사한다. 콜롬비아는 2017년 A매치서 브라질, 스페인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전 평가전에서 대패한 러시아, 모로코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강국이다. 콜롬비아가 2군 멤버를 꾸릴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월드컵 본선이 얼마 안 남은 만큼 실전처럼 운용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리고 콜롬비아 2군이라도 지금 한국을 상대로 충분히 버겁다.
세르비아는 FIFA 랭킹에서 38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유럽지역예선서 6승3무1패 승점 21점으로 조 1위로 여유롭게 월드컵 직행을 확정지었다. 세르비아가 속한 D조에는 웨일스, 아일랜드 등이 속해 월드컵 경쟁이 치열했다.
그런 조에서 세르비아는 20득점을 올리며 D조에서 압도적인 화력을 뽐내며 승리했다. 네마냐 마티치를 중심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세르비아는 더 강한 러시아를 떠올릴 수 있다. 
사실 두 팀 모두 한국 입장에서는 과분한 상대다. 2017년 A매치서 1승 3무 4패인 한국에 안 어려운 팀은 없을 것이다. 이미 축구협회는 위기의 문제점을 경기력이라 진단하고, 타파책으로 경기력 향상을 택했다. 그러면 11월 A매치서는 경기력에서는 반드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더 이상 관중 탓, 함성 탓, 잔디 탓, 인종 탓, 선수진 구성 탓 등 다양한 핑계가 나와서는 안된다. 모두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만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11월 평가전에서도 변한 것이 없다면 성난 팬들은 불붙은 장작에 기름을 부은 듯 타오를 것이다.
정 회장이 제시한 해결책은 다시 한 번 대표팀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을 심판대에 올렸다. 신태용호는 콜롬비아와는 오는 11월 10일, 세르비아 상대로는 11월 14일 경기를 가진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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