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 분신’ 김종규, 감독 데뷔승을 선물하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14 18: 57

김종규(26·LG)가 현주엽 감독에게 데뷔승을 선사했다.
창원 LG는 14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홈팀 고양 오리온을 81-74로 이겼다. 현주엽 LG 감독은 데뷔전부터 승리의 짜릿한 맛을 봤다.
현역시절 현주엽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파워포워드였다. 장신포워드가 흔치 않던 시절 현주엽 감독과 전희철 SK 코치는 서장훈과 함께 중국의 장신선수들에게 맞섰다. 특히 현 감독은 신장이 195cm에 불과하지만 엄청난 덩치와 몸싸움 능력으로 골밑을 평정했다. ‘한국의 찰스바클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또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패스도 잘했다. 현주엽 감독이 32번을 단 이유는 매직 존슨을 동경해서였다.

김종규는 아마추어시절부터 달던 등번호 15번을 올 시즌 32번으로 바꿨다. 현주엽 감독을 닮고 싶다는 이유였다. 206cm의 신장에 탄력까지 좋은 김종규는 좋은 높이를 갖췄다. 하지만 현주엽 감독이 보기에는 자신의 재능을 100%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현 감독은 “내가 김종규의 신장이었다면 리바운드 10개씩은 잡았을 것이다. 빅맨이라면 등을 지고 플레이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종규가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역시절 포스트업의 달인이었던 현 감독이 보기에 여간 답답한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다. 현 감독은 “김영만 감독도 슛이 좋았는데 우리 팀 3번들 슛이 좋지 않다. 하하. 종규도 그렇다.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더라”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현 감독의 주문을 알아들었을까. 김종규는 1쿼터만 8득점을 올리며 골밑을 폭격했다. 국내선수 중에는 비슷한 신장의 선수가 많지 않아 골밑은 독무대였다. 최진수가 김종규를 막았지만 쉽지 않았다. 김종규는 최진수를 힘으로 몰아세워 파울을 얻는 등 한층 터프해진 모습이었다.
LG는 막판 추격을 허용했다. 이 때 김종규는 3분을 남기고 8점 차로 달아나는 소중한 덩크슛을 꽂았다. 현주엽 감독에게 데뷔승을 선사하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김종규는 14점, 9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제자의 활약에 현주엽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