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진땀승’ 현주엽 감독, 첫 경기서 스승 울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14 18: 57

초보감독 현주엽이 데뷔전에서 승리를 맛봤다.
창원 LG는 14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홈팀 고양 오리온을 81-74로 제압했다. 현주엽 LG 감독은 프로농구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 전 만난 현주엽 감독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4쿼터 막판 여유롭게 동점골을 넣었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현 감독은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시간이 안가더라. 관심을 많이 받아서 부담이 된다. 안 풀리면 언론에서도 기사가 많이 나올 것 같다”면서 애써 웃음을 지었다.

현주엽 감독은 상무시절 당시 감독이었던 추일승 감독과는 사제지간이다. 감독데뷔전을 스승과 치르는 감회가 남다를 법했다. 현 감독은 “워낙 수가 많으신 분이다. 괜히 약한 척 하시더라”면서 웃었다.
추일승 감독은 같은 지도자로 데뷔한 제자를 챙겼다. 추 감독은 “감독 현주엽으로서 큰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다. 어디를 가서도 현주엽만의 농구를 할 수 있는 그런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했다. 바꿔 말해 그만큼 냉정하고 치열한 곳이 바로 프로농구라는 의미도 내포돼 있었다.
LG의 시즌 첫 공격은 불발에 그쳤다. 반면 LG는 시즌 첫 수비에서 문태종에게 득점을 내줬다. 현주엽 감독의 첫 골은 제자 김종규가 넣었다. 1쿼터 공격이 잘 풀린 LG는 17-9로 앞섰다. 데뷔전이 술술 풀리는듯했다. 하지만 현 감독은 이것저것 지시하느라 벤치에 앉지 못했다.
프로농구는 역시 만만치 않은 무대였다. 2쿼터 등장한 드워릭 스펜서가 3점슛으로 불을 뿜었다. 오리온은 2쿼터 34-31로 전세를 뒤집었다. 작전시간을 요청한 현주엽 감독이 땀을 뻘뻘 흘렸다.
LG는 4쿼터 4분을 남기고 8점을 앞섰다. 그러나 연속 외곽슛을 얻어 맞고 3점 차로 쫓겼다. 현주엽 감독의 안색이 다시 한 번 변했다. LG는 종료 3분전 김종규의 덩크슛이 터져 76-68로 달아났다. 김종규는 소중한 리바운드까지 따내며 현주엽 감독의 데뷔승을 지켰다. 
정신없는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현주엽 감독도 그제야 한숨을 내쉬고 미소를 지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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