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김태우 기자] 류중일(54) LG 신임 감독의 임기는 공식적으로 이제 막 시작됐다. LG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해 3년 내 대권 도전의 기틀을 놓는다는 각오다. 류 감독은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점진적으로 보완하겠다는 생각이다.
류 감독은 재임 시절 팀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극대화시켰고, 몇몇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도 적지 않은 공을 세우며 삼성의 왕조를 이끌었다. 다만 LG는 당시 삼성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다소간 불안감이 있다. 류 감독이 삼성을 맡기 전 시즌인 2010년 삼성은 한국시리즈에 갔을 정도로 기본적인 전력은 있었던 팀. 그러나 LG는 리빌딩 과정에 있는 팀으로 특히 타선에는 약점이 있다.
바깥에서 지켜본 LG에 대한 감상에 대해 류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의 LG를 내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전임 코칭스태프에 대한 예의 차원이다. 다만 장단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속내를 털어놨다. 류 감독은 "올해 같은 경우는 투수들이 참 좋았다. 평균자책점 1등이었다"라면서도 "통계적으로 볼 때 뛰는 야구가 조금 약한 것 같고, 수비도 조금 약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이어 류 감독은 "장점을 많이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팀 컬러가 되어야 강팀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말씀 드렸듯이 투수들이 좋으니 수비력-뛰는 야구-공격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답을 내놨다. 류 감독은 "물론 그것이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다"고 난이도가 낮지 않음을 시사했다.
LG는 올 시즌 타격 부진으로 애가 탔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리빌딩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곧바로 나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박용택 정성훈이라는 베테랑의 소중함만 안 셈이 됐다. 현재 서용빈 타격코치가 성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한 상황이다. 류 감독은 새로운 타격 코치 선임에 대해 "양상문 단장과 잘 논의를 해 결정하겠다"고 일단 말을 아꼈다.
수비도 짜임새가 강했다고 보기는 어려웠고, 주루에서는 몇 년째 과감한 시도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성과는 얻지 못했다. 기대를 모으는 것은 류 감독이 수비와 주루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이미 오랜 코칭스태프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체계적인 훈련이나 시스템 구축 등 새로운 바람이 효과를 직접적으로 낼 수 있는 부분이 이 지점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코치들이 펑고를 치는 것을 한 번 보고, 나도 한 번 쳐볼지 말지 결정하겠다"고 반 농담을 던졌다. 코칭스태프의 권한을 존중하되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개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만하다. 주루는 물리적인 부분도 영향을 미치다보니 새로운 선수의 발굴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류 감독은 14일부터 선수단에 합류해 분위기 파악에 들어간 뒤, 11월 마무리캠프를 직접 지휘할 예정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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