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하룻밤만 재워줘' 촌극, 이렇게 호불호 갈린 예능이라니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10.10 09: 59

민폐로 시작해 감동으로 끝났다. 그래서일까. '하룻밤만 재워줘'를 향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극단적이다. 추석 연휴 최고의 파일럿 예능이었다는 호평에 국제적 민폐라는 비난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9일 연속 방송된 KBS 2TV 파일럿 예능 '하룻밤만 재워줘'는 이상민과 김종민이 사전 섭외 없이 이탈리아로 넘어가 현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재워 달라고 부탁해야 하는 미션 수행기다. 
시작 전부터 '하룻밤만 재워줘'는 논란에 휩싸였다. JTBC '한끼줍쇼'의 숙박 버전이라는 베끼기 논란에 국내를 넘어 외국에서 나라 망신을 시킨다는 지적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상민과 김종민은 로마에서 처음 본 외국인들에게 "여기 사냐", "집은 있냐", "우리 좀 재워 줄 수 있냐" 등을 물으며 숙박을 구걸했다. 
방송에서 나온 외국인들 대부분 그런 두 사람을 신기하고 재밌게 바라봤다. 편집됐는지는 몰라도 불쾌해하거나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다행히 없었다. 하지만 이상민과 김종민은 12시간 구걸 끝에 첫 날 실패하고 말았다. 
다음 날 도시를 옮겨간 두 사람은 빅뱅 팬이라는 금발 소녀를 만나 다행히 집에 초대됐다. 온 가족이 빅뱅 지드래곤의 열혈 팬인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상민과 김종민은 믿기지 않은 현실에 뛸 듯이 기뻐했다. 
잠자리에 이탈리아 현지 밥상까지 거하게 대접 받은 둘은 보답에 나섰다. 한국에서 가져온 지압 슬리퍼, 핸드 마사지기, 손풍기, 불 들어오는 맥주잔 등을 선물했고 다음 날 아침 한국 음식을 요리해 한 상을 차렸다. 
감동은 이후였다. 마르따와 쌍둥이 언니 줄리아는 칠삭둥이였고 이 때문에 마르따는 또래보다 작은 체구로 우울증에 걸렸고 줄리아는 생후 7개월째 소아마비를 앓았다. 이들 자매의 우울한 과거는 빅뱅 덕에 밝아졌다. 
이날 방송에서 몸이 불편한 줄리아는 휠체어에 앉아 빅뱅 노래에 맞춰 춤을 췄다. 또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빅뱅의 '이프 유'를 열창하기도. 결국 이상민은 감동에 겨워 눈물을 쏟기도 했다. 
방송 직후 이 프로그램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역시나 민폐였다는 쓴소리와 감동이었다는 칭찬이 동시에 들렸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비난과 호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논란은 시청률과 비례했다. '하룻밤만 재워줘'는 1, 2부 시청률 5.5%와 10.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마르따의 집에 초대 받은 이야기를 담은 2부의 시청률이 2배 정도인 걸 보면 시청자들을 확실히 사로잡은 바다. 
이렇게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 예능은 오랜만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하룻밤만 재워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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