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서른즈음에'는 여러 가지로 눈길이 가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가장 먼저 뮤지컬 연출에 첫 도전장을 내민 조승욱 PD가 있다. JTBC '히든싱어', '팬텀싱어'를 성공적으로 이끈 그는 고(故) 김광석의 노래인 '서른 즈음에'를 작사, 작곡한 강승원 작곡가와의 인연으로 이번 뮤지컬을 기획하게 됐다.
데뷔 후 처음으로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는 케이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대체불가 애교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서른즈음에'를 통해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면모를 드러낼 예정이라고. '팬텀싱어' 시즌1을 통해 존재감 있는 가창력을 인정받은 백형훈의 활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하 조승욱 연출, 백형훈, 러블리즈 케이와의 일문일답.
Q. 어떻게 '서른즈음에'를 연출하게 되셨나요?
"사실 제가 오래전부터 해야겠다고 해서 준비한 건 아니에요. 강승원 작곡가님과의 인연 때문에 하게 됐죠. 제가 KBS2 '이소라의 프러포즈' 조연출 때부터 작곡가님과 친하게 지냈거든요. 당시 감독님이 우리 동네 사람들이라는 팀으로 활동하셨는데 제가 원래 그 팀의 팬이라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감독님이 음악 프로그램 감독으로도 유명하셔서 제가 '윤도현의 러브레터' 연출을 맡았을 때 다시 만났고요. 그리고 이번에 뮤지컬 연출과 원곡자로 재회하게 됐네요.(웃음)"(조승욱)
"강승원 작곡가님 노래는 가사 안에 드라마가 있어 뮤지컬에 적합한 편이에요. 이 노래들로 뮤지컬을 만들면 굉장히 따뜻한 작품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죠. 결국 제작사가 뮤지컬을 기획해서 만들게 됐는데 제가 술자리에서 기획안을 보고 '이 시놉은 별로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도발했다가 참여하게 됐어요.(웃음) 작년 여름 후반부터 작가팀을 꾸려서 벌써 1년 가까이 준비해 왔네요. 처음엔 대본을 공동 창작하는 데만 참여하려고 했는데 제작사 대표님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제안을 해주셔서 연출도 맡게 됐어요."(조승욱)
Q. 케이 씨의 경우, 멤버들이 응원을 많이 해줬나요?
"제가 평소에 뮤지컬을 하고 싶어 했다는 걸 멤버들이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응원을 많이 해주고 있죠. 요즘엔 저희가 핸드폰을 받아서 서로 연락이 되거든요. 메시지나 영상도 많이 주고받고 짤로도 '파이팅'을 담아 보내줘요. 멤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정말 커요."(케이)
Q. 케이 씨는 연기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연기를 배워본 적이 있으신가요?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어서 어려웠어요. 그래서 대본을 많이 읽으면서 최대한 제 말투처럼 해보려고 애썼죠. 그 과정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어요. 선배님들 모두 개인 레슨까지 해주실 정도로 가르쳐 주셔서 감사해야 할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도 배우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니까 뮤지컬을 점점 더 사랑하게 됐어요."(케이)
Q. 백형훈 씨는 산들 씨와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데 어떤 차별점을 뒀나요?
"백형훈 만의 서른 감성이 스며들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제 지금 나이가 진짜 서른 즈음이거든요. 물론 1997년도에 서른을 살았던 무게감과는 다르겠지만 작품 제목과 같은 나이로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맞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꾸미지 않고 제 본연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 중이고요. 대신 산들 씨는 젊은 패기가 보기 좋더라고요. 에너지가 막 쏟아져 나와요.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어린 나이에 그런 자리에 가는 게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같이 열심히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도 생기고요."(백형훈)
Q. 이번 뮤지컬을 통해 역주행하길 바라는 넘버가 있을까요?
"인순이 선배님이 부른 '사랑가'라는 노래가 있어요. 극중 젊은 현식(백형훈, 산들 분)과 옥희(케이, 유주혜 분)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때 부르는 노래인데 가사가 일상에 많이 쓰는 내용이에요. 그냥 일상인데 가슴을 후벼판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힘이 있는 곡이에요. 함께 불러서 더 좋은 것 같고요. 이 곡이 저희 뮤지컬을 통해 역주행을 한다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백형훈, 케이) / nahee@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