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연전' 신태용, "히딩크 감독, 도움 사심 없다면 잘 받을 것"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09.25 10: 31

"히딩크 감독님 사심없이 도와주신다면 도움 받을 것".
축구대표팀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내달 러시아-모로코와 경기에 나설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엔 K리거가 전면 제외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우즈벡전에 리그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협조를 받은 만큼 평가전에서는 배려했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와 대표팀이 상생의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해외파 선수들만 선발하게 됐다. 각 포지션별로 선수풀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면서 "황희찬은 부상이고 석현준은 경기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지동원과 황의조를 선발할 수밖에 없었다. 둘은 모두 테스트를 해볼 선수였다. 그리고 수비진 구성도 포메이션 변경을 통해 고민해야 한다. 오재석과 임창우 등은 다양한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평가전에 맞는 선발이었다.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지만 최대한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뿐만 아니라 이진현(오스트리아 빈)과 백승호(지로나) 등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도 생애 첫 A 대표팀 승선이 예상됐지만 모두 제외됐다.
신 감독은 "3명의 선수 모두 어리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2주전까지 명단에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미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함께 생활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새로운 선수들을 선발해야 했다. 젊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더 지켜볼 생각이다.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A 대표팀에 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월에 열릴 2차례 평가전의 목표에 대해 묻자 "축구는 승리만 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항상 그렇지 않다. 축구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펼칠 생각"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신태용 감독은 "구자철-지동원을 위해 차두리 코치를 독일로 파견해 선수들을 직접 확인했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황희찬과 석현준이 문제를 갖고 있지만 지동원은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래서 제대로 테스트를 해볼 생각으로 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파만 선발하며 생길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신태용 감독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신 감독은 "아무리 K리그 선수들을 선발하더라도 결국에는 해외파 선수들이 나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내, 일본 선수들을 중심으로 동계훈련을 펼칠 생각이다.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논란으로 생긴 여러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신 감독은 "월드컵 진출을 일궈냈지만 경기력으로 인해 질타를 받고 있다. 경기력 논란에 대해 분명하게 인정하지만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에 이어 러시아 월드컵 본선서의 좋은 경기력이 중요하다. 축구팬들과 국민들께서 힘을 실어 주셔야 한다. 무조건적 질타는 더욱 우리를 힘들게 한다. 질타 뿐만 아니라 칭찬도 함께 해주셔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경기 결과 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이 상대보다 한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히딩크 감독님 때문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님은 한국축구의 영웅이다. 사심없이 도움을 주신다면 나도 개인적으로 사심없이 도움을 받을 생각이다.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격수 선발 어려움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투톱 공격진을 구성하는데 인적풀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축구계에 대형 스트라이커가 나와야 한다. 이기며 재미있는 축구를 위해서는 대형 공격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분명 긴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2연전서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긴장할 수 있다. 선수들이 함께 화이팅을 하며 자부심을 갖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코치였을 때와 감독으로 선수들을 보는 입장이 다르다. 러시아 월드컵을 위해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데 나의 경우에는 사면초가 같은 상황이다. 내 머리안에는 어떤 상황인지 고민하고 있다. 준비하는 과정이 되야 한다. 현재 모든 선수들이 완벽한 선수풀이 아니기 때문에 개별적인 설명은 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코칭 스태프 보강에 대해서는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뒤 히딩크 감독님 이야기가 나오기전부터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승리하고 월드컵에 나선다는 가정하에 고민을 많이 했다. 보여주기식 코치가 아니다. 먼저 공유하지 못해 발표도 할 수 없었다. 고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코치가 필요하다. 덕망있는 피지컬 코치도 더 보강할 계획이다. 미리 발표하지 못한 것은 사정이 있어서다. 현재 잘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소속팀과 대표팀의 차이에 대해서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은 가진 것이 많은 선수다. 이제는 신태용식 축구에 맞춰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2경기는 9회연속 월드컵 진출을 위한 방법 뿐이었다. 그 고민만 했을 뿐이다"고 강조했다.
튀니지 대신 모로코로 평가전 상대가 바뀌게 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태용 감독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튀니지 감독의 언론 발언에 대해 믿지 않았다. 바뀌어도 큰 문제는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평가전을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의 수준은 32개국 중 30위 정도의 수준이다. 월드컵에 나선 팀들은 모두 우리보다 강하다. 골을 넣고 승리를 위해서 펼쳐야 할 축구를 준비해야 한다. 뚜껑을 열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길 수 있는 축구를 만들어야 한다. 조추첨에 따라 코칭 스태프와 더 바빠지게 될 것이다. 3월까지 가야만 대표팀 윤곽이 나타날 수 있다. 이승우 백승호 등도 적응을 하면서 몸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선수들과 바뀔 수 있다. 모든 것을 열어 놓고 경쟁을 부추길 생각이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히딩크 감독님 때문에 많은 동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목표는 러시아 월드컵이다. 생각은 갖고 있지만 내가 가진 소신은 바꾸지 않을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합류한 송주훈에 대해서는 "리우 올림픽 때 베스트 멤버로 생각하고 있던 선수다. 부상으로 인해 낙마했다. 꾸준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의 수비수와는 다르게 거친면이 있어 펼치게 됐다"고 강조했다.
비난을 위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돌파구를 묻자 "히딩크 감독님에 대한 향수는 분명하다. 월드컵 4강의 기적은 분명하다. 히딩크 감독님께서 도움을 주신다고 했다. 러시아에 가서 히딩크 감독님이 오시면 도움을 받을 생각이다. 평가전이지만 패한다면 후폭풍이 클 수 있다. 그러나 그 부분 때문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철저하게 평가전을 준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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