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윤계상 "악역에 대한 목마름, 역할 철저히 준비했다"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9.25 10: 52

윤계상이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다. 그간의 배우 윤계상의 필모그래피를 전복시킬만한 파격 변신이다. 하얼빈에서 건너온 조직 보스 장첸을 연기한 윤계상은 모두를 놀라게 할 완벽한 악역 소화로 추석 스크린을 정조준한다. '범죄도시' 속 장첸이 된 윤계상은 재치있고, 댄디한 그간의 윤계상의 이미지를 모두 지워버렸다. '윤계상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좋을 최고의 변신이다.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 인터뷰를 통해 만난 윤계상은 악역 변신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윤계상은 "요즘 무대인사를 열심히 다니는데 영화 시영과 종영의 반응이 전혀 다르다. 처음에는 영화 재밌게 나왔나보다 이런 표정으로 보시다가, 영화 끝나면 무섭다는 반응이 많다. 영화 끝나고 나면 관객 분들이 '와'가 아니라 '어우'라고 하신다"고 웃었다. 영화 속 장첸이 연기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공포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윤계상은 "노린 것 같은데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범죄도시' 출연에 대해 윤계상은 "이야기가 어렵지 않았고, 어디서 본듯한 내용이면서도 스토리 전개가 아주 자연스럽게 쑥 지나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악역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매우 강했다. 어떻게 이렇게 무서운 놈이 있을 수 있지, 보자마자 반했다. 그래서 고민하지 않고 했다"며 "그리고 제작하신 분이 '비스티 보이즈' 때 PD님이었는데 세월이 흘러서 성공하셨다.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악역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는 윤계상은 "너무 하고 싶었는데 강한 캐릭터의 시나리오가 잘 안들어오는 것 같다. 제가 순하게 생겨서 그런 것 같다"며 "시도는 누구나한테 어려운 것 같다. 제작하신 분이나 감독님들이 다 안전하게, 그 역할에 증명이 된 배우를 쓰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파격 악역에 대한 갈증을 전했다. 
이어 "사실 제가 악역을 하는 건 어떻게 보면 도전일 수도 있다. 철저하게 이 역할을 준비했다. 연기한지 10년이 넘었고, 세월이 그만큼 쌓였으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마음껏 뿜어내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펼쳐놓고 감독님도 계속 귀찮게 하고, 저랑 같이 팀을 이루는 진선규, 김성규 배우도 매일 만났다"고 악역을 준비하기 위해 완벽한 준비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장첸은 하얼빈에서 건너온 흑룡파의 조직 보스. 이를 위해 연변 사투리를 두달간 연습했다는 윤계상은 "워낙 악센트가 강한 말투라 톤을 조절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톤을 너무 높이니까 사람이 가벼워보이고, 너무 낮추니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 같아지더라"며 "이 캐릭터는 '나 연기해' 하는 게 오히려 독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하고 오래 고민해서 톤을 조절했다"고 설명했다.
등장 초반, 장첸의 연변 사투리가 어색할 수도 있지만, 스토리가 전개될 수록 관객들이 '범죄도시', 그리고 장첸에 빠져들 것이라는 것이 윤계상의 확신. 윤계상은 "이 역할을 영화가 전개되는 순간 인물의 전사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다. 윤계상의 이미지가 있어서 제가 확 몰입감을 줄 수 있을까 걱정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저는 만족한다. 분명히 영화를 보시면 인물이 주는 말투와 뉘앙스에 젖어드실 거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악역을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후유증도 있었다. 윤계상은 "재밌었다. 잘 맞는 옷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런데 제가 나타나면 현장에서 절 스태프들이 피하더라. 제가 도끼질을 하고 막 그러니까 무서웠나보더라"고 껄껄 웃었다. 윤계상은 "제가 이 조직의 우두머리 같고,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며 "후회와 죄책감 같은 것도 느꼈다. 피해자들이 고통스러워하지 않나. 시각적으로 피해자들의 비주얼을 제가 보니까, 잔상이 계속 남고 꿈도 꾸고 괴로웠다"고 토로했다. /mari@osen.co.kr
[사진] 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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