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경쟁' 한숨 돌린 KIA, 역사 쓰는 타선만 믿는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24 06: 02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의 패배. 그러나 KIA에게 그 후유증은 오래 가지 않았다. 숨죽였던 타선이 하루 만에 폭발하며 연패를 막았다. KIA 타선은 여전히 새역사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다.
KIA는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을 8-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임기영은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로 시즌 8승(5패)째를 따냈다. 승리 주역은 타선이다. '멀티포'를 터뜨린 로저 버나디나를 축으로 장단 14안타를 터뜨리며 kt 마운드를 폭격했다.
전날(22일) 두산과 맞대결을 0-6 완패로 마무리했던 모습과 딴판이었다. 올 시즌 우승 레이스를 가늠할 중요한 일전. 그러나 KIA는 선발 헥터 노에시의 6이닝 5실점 부진에 6안타 무득점으로 침묵한 타선 탓에 0-6 완패를 당했다. 선두 KIA와 2위 두산의 승차는 0.5경기로 줄어들었다.

우승 레이스에 빨간 불이 켜졌다고 해도 무방했다. 이제 올 정규시즌 우승팀은 최종전이 임박할 때나 가려지게 됐다. 맞대결 패배로 달아날 기회를 놓쳤지만 KIA에게는 우울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만일 23일 kt전을 패했다면 두산에 1위 자리를 내주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맞상대 kt를 만나면 유독 고전했던 모습도 걱정거리였다. KIA는 이날 전까지 kt 상대로 7승5패를 기록 중이었다. 비록 상대 전적에서는 앞섰지만 kt가 리그 최하위임을 감안하면 승패 마진을 벌어두지 못한 편이었다. 실제로 두산은 올 시즌 kt 상대로 10승4패, 넉넉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실마리를 풀어준 건 타선이었다. KIA는 1회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2회 나지완의 솔로포로 균형을 맞췄다. 4회에는 이범호의 투런포가 터져나왔다. 6회 2점을 내줬지만 김선빈의 투런포로 다시 달아났다. 7회와 8회에는 버나디나의 연타석 홈런까지 터졌다. kt '깜짝 선발' 심재민에게 5이닝 3득점으로 묶였지만 뒤이어 나온 불펜진을 무너뜨렸다.
KIA의 전반기 독주 요인 중 큰 지분을 차지한 게 바로 타선이었다. KIA는 전반기 85경기서 팀 타율 3할1푼(1위), 587득점(1위) 99홈런(공동 2위)의 타선으로 상대 마운드를 유린해왔다. KIA는 올 시즌 6~7월에 걸쳐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최초 기록임은 물론 메이저리그 기록도 넘어선 대기록이었다. 거기에 KBO리그 최초로 열한 타자 연속 안타도 나왔다. 한 경기가 아닌 한 이닝 12득점도 올 여름, KIA의 손에서 완성됐다.
워낙 역대급 성적을 냈기 때문에 후반기 타선은 조금 잠잠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KIA는 후반기 52경기서도 팀 타율 2할9푼2리(5위)를 기록 중이다. 리그 평균(.286)을 상회하는 수치다. '수위타자' 김선빈(.382)은 물론 김주찬(.352), 버나디나(.348), 최형우(.311)가 건재하다. 최형우의 후반기 홈런이 4개에 그친 것은 아쉽지만 이범호(15홈런), 버나디나(12홈런), 나지완(10홈런)이 최형우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KIA 타선은 여전히 KBO리그 새역사에 도전 중이다. 23일까지 KIA의 팀 타율은 3할3리.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팀 타율 상위 3걸은 모두 삼성이 보유 중이다. 2015 삼성(.302), 2014 삼성(.301), 1987 삼성(.300)이 그 주인공이다. KIA 타선이 조금만 더 페이스를 끌어올린다면 대기록과 함께 팀의 정규시즌 우승 역시 가까워진다.
선발진이 지친 상황. 타선이 터지면 승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패한다. 이 간단한 진리는 22일 경기 패배와 23일 경기 승리로 다시 한 번 뼈아프게 다가왔다. 최근 흐름이 끊겼지만 올 시즌 KIA 타선은 역사를 쓰고 있는 중이다. 남은 7경기에 그 역사와 더불어 팀 우승도 달려있다. /ing@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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