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KIA 숨통 틔워준 리딩히터의 한 방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9.23 20: 02

회심의 한 방이었다. 
KIA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의 시즌 13차전에서 선발 임기영이 호투를 펼치고 김선빈의 결승투런포 등 홈런 5개를 앞세워 8-3으로 승리했다. 3연패에서 벗어나며 2위 두산과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매직넘버도 6으로 줄였다. 팀 역대 한 시즌 최다승(82승)도 달성했다. 
KIA는 1회초 먼저 선제점을 내주었지만 2회말 나지완의 동점 솔로포로 균형을 맞춘 뒤 4회말 이범호의 중월투런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발투수 임기영이 호투를 펼치고 있어 주도권은 KIA의 몫이었다. 그러나 추가점이 나오지 않아 불안한 리드였다. 

결국 6회초 2사후 임기영이 안타를 맞은 이후 윤석민에게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중요한 중반 흐름처에서 동점을 허용하면서 흐름이 kt쪽으로 넘어갔다. 두산과 0.5경기차 살얼음 1위 싸움을 하는 KIA로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김선빈이 흐름을 다시 되돌려놓았다. 
6회말 선두타자 이범호가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2루타로 물꼬를 텄다. 김호령이 보내기번트에 성공해 1사 3루기회를 잡았다. 무조건 리드를 잡으려는 김기태 감독의 작전이었다. 그리고 대타 서동욱이 타석에 들어섰다. kt는 전진 수비로 맞섰고 서동욱의 타구는 2루수 글러브에 들어갔다. 대타작전 실패였다. 
다음타자는 리딩히터 김선빈. kt 선발 배우열은 얼굴쪽으로 바짝 볼을 붙였다. 거의 기마자세에 가깝게 몸을 구부리는 타격을 하는 김선빈은 깜짝 놀라 볼을 피했다. 그리고 한참동안 배우열을 노려보았다. 배우열은 볼카운트 2-0에서 바깥쪽으로 포크를 구사했다.  
그러나 실투성으로 가운데 가깝게 떨어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김선빈의 방망이가 바람을 갈랐다. 몸을 열면서 힘차게 끌어당겼다. 타구는 홈런 궤적을 그리며 빠르게 왼쪽 담장 위로 날아갔다. 떨어진 곳은 KIA 투수들의 불펜이었다. 흐름을 되찾아오는 회심의 투런포였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방심하지 않고 볼을 노려친 김선빈의 타격이 돋보였다. 김선빈은 영리한 타격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 볼배합을 이용하는 수읽기에 능하다. 밀어치고 당겨치고 받아치는 타격기술까지 접목되면서 특급타자의 길을 가고 있다. 
더욱이 팀은 전날까지 3연패를 당해 다급한 상황이었다. 이날 김선빈은 의지의 투런포로 다시 희망을 안겨주었다. 팀은 다시 1경기 차로 앞서며 선두를 지켰다. 더욱이 100만 관중을 동원한 경사스러운 날에 터진 축포였다. 왜 그가 리딩히터인지를 보여준 한 방이었다.  /sunny@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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