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범죄도시', 사람들은 왜 마동석을 좋아할까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9.22 16: 21

스크린을 '잡아먹는' 상남자인 그의 별명은 반전인 '마블리'다. 그리고 모든 별명에는 이유가 있다. 때로는 위압적일 정도로 압도적인 힘이 느껴지는 그를 보는 대중의 시선이 '사랑스럽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는 왜 관객이 대중이 그를 이렇게 좋아하는지 보여준다. 배우 마동석 얘기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괴물 형사들의 '조폭소탕작전'을 영화화 한 작품.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
외화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를 인상깊게 본 관객이라면, 영화 속 가리봉동에서 묘하게 겹쳐지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조선족 조폭들이 활개를 치고,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무자비한 살육이 공존하며 깡패와 경찰의 구분이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불분명한 공간. '시카리오:암살자의 도시' 속 배경인 멕시코 후아레스에서 느꼈던 소름과 충격이 '범죄도시'와 어느 정도 닮아있다. 영화의 제목이 왜 '도시'인지도 알게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관객은 힘들다. 어떻게든 저 비인간적인 동네 저 핏빛 공간에서 도망치고 싶다. 매일 전쟁이 몰아치는 이 어두운 도시에 피비린내나는 잔혹함을 더하는 조폭 장 첸(윤계상)이 나타날 때마다 눈이 질끈 감긴다. 장 첸이 잔인한 행동을 할 때마다 극장에서는 '아후'란 탄성이 터진다. 윤계상 특유의 호감 마스크가 아니었다면 장 첸은 정말 두 번 다시 보고싶지 않은 악랄의 끝 캐릭터가 됐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런 숨막히는 긴장 속에서도 관객들이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은 마동석으로 인한 것이다. 오프닝에서 깡패들을 제압하는 마석도 형사를 마치 슈퍼히어로를 바라보듯 보는 아이의 눈빛이 관객의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험난한 사건들 속에서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고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이 바로 마석도 형사다. 스크린에서 그가 나타나지 않는 시간은 불안함으로 가득 차 있고 그가 나타나면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내뱉어진다.
이는 사람들이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마동석에게 실제 갖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 배우의 이미지와 캐릭터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는 것. '부당거래'에서 최철기(황정민 분)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며 믿음직스러운 부하 역할을 한 형사 대호도 좋았고, '이웃사람'에서 살인마를 카리스마와 힘으로 제압해버리는 깡패 안혁모도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던 캐릭터다. 그리고 '범죄도시'의 마석도 형사는 이 두 캐릭터를 절묘하게 섞은 듯한 인상을 준다.
즉 마석도 형사는 사람들이 마동석을 좋아하는 이유가 형상화 된 캐릭터이다. 긴박한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고, 어떤 악을 마주해도 결국에는 선이 이기는 것을 보여주는 히어로. 능력은 최대치지만 서민적인 매력이 가득한 우리 이웃의 영웅. 마동석의 세계에서 악의 승리란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피가 낭자한 잔혹 스릴러임에도 불구하고 짜릿하게 유쾌 통쾌하다. 이 영화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10월 3일 개봉.
**정말 실제 깡패나 경찰이 아닐까 생각되는 배우 군단이 놀라움을 안긴다. 묶음머리를 하는 윤계상의 악역 변신과 더불어 마동석의 윤계상의 케미스트리는 상상 이상이다. /nyc@osen.co.kr
[사진] 영화 스틸, OSEN DB,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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