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3시·5시' 최종전 경기 개시시간 제각각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22 06: 13

2시, 3시, 5시.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 경기 개시시간이 제각각이다. 우여곡절 끝에 각 구단 이해관계에 맞춰 변경된 결과다. 
내달 3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정규시즌 최종전이 열린다. 이날은 개천절 공휴일로 오후 2시가 정상 개시시간. 당초 경기 일정에 따라 잠실 SK-두산전, 수원 KIA-kt전은 오후 2시에 열린다. 하지만 대전 NC-한화전, 사직 LG-롯데전은 오후 3시로 변경됐고, 대구 넥센-삼성전은 오후 5시로 미뤄졌다. 
▲ 대구 5시, 이승엽 은퇴식

'국민타자' 이승엽의 현역 마지막 경기가 될 대구 경기는 일찌감치 오후 5시로 예정됐다. 잔여경기 일정이 발표된 후 삼성 구단은 이승엽의 은퇴 행사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낮 경기 대신 오후 5시 밤 경기를 결정했다. 상대팀인 넥센 구단의 양해를 얻어 KBO에 경기 개시시간 변경을 요청했다. 
은퇴식 분위기를 내는 데에는 적절한 시간이다. 올 시즌 은퇴식을 가진 LG 이병규가 오후 6시 경기, SK 박재상이 오후 5시 경기에 은퇴식을 가졌다. 삼성의 가장 최근 은퇴식 주인공인 양준혁도 오후 5시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다. 이승엽의 마지막 경기도 대구 밤하늘을 빛낼 것이다. 
▲ 대전 3시, 한화 불꽃축제
대전에서 시즌 최종전을 갖게 된 한화도 삼성처럼 5시 경기를 추진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이지만 2015년부터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선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의미로 경기를 마친 뒤 화려한 피날레 불꽃쇼를 열었다. 불꽃축제로 유명한 모그룹처럼 한화 구단만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5년에는 오후 6시30분, 2016년에는 오후 5시 경기에 최종전이 열렸고, 불꽃쇼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었다. 이에 한화 구단도 KBO에 오후 5시로 경기 개시시간 변경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 상대팀이 3위 순위 싸움 중인 NC였고, 5시가 아닌 3시로 앞당겼다. 해가 진 뒤 불꽃쇼가 가능한 시간대다. 
▲ 사직 3시, 공정한 순위경쟁
대전 경기 개시시간 변경에는 롯데의 어필이 있었다. NC와 3위 경쟁을 하고 있는 4위 롯데로선 최종전까지 순위가 가려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야 했다. 경쟁팀보다 먼저 경기하는 게 선수 운용에 있어 불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롯데뿐만 아니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5위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롯데 구단도 사직 LG전을 대전 경기에 맞춰 오후 3시로 경기 개시시간 변경을 요청했다. 동일한 시간대에 경기를 치러야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5위 희망이 있는 LG가 경쟁팀 SK와 얽힐 수 있지만, SK의 최종전 잠실 두산전은 2시경기로 1시간 먼저 시작돼 유불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 
▲ 최종전 동일 시간대 원칙
KBO는 잔여경기 일정을 짤 때부터 같은 날에 10개팀 전체 최종전을 맞추며 동일한 시간대 배정을 기준으로 했다. 지난해까지도 다수 구단들이 최종전을 치를 때에는 동일한 시간대에 맞춰 경기를 거행했다. 하지만 올해 여러 팀들의 요청에 따라 경기 개시시간 변경을 승인하다 보니 '2시, 3시, 5시' 각기 다른 시간대로 열리게 됐다. 여러 이해관계에 맞추다 보니 원칙이 흔들렸다. 일부 팀들 사이에선 불만이 새어나오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지난 2015년부터 시차에 관계 없이 최종전은 동일한 시간대에 치른다. 올해도 현지시간으로 내달 1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3시5분~20분 사이에 15개 구장에서 최종전이 플레이볼 된다. 먼저 끝난 경기 결과에 따라 늦게 경기하는 팀들이 투수를 아끼는 식으로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이익을 봤다는 불만이 터져나온 뒤 최종전은 동일 시간대 개최를 원칙으로 했다. KBO리그도 참고로 삼아야 할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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