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천적' 전북, 먹잇감 앞에서 무산된 최강희 감독 200승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9.20 20: 54

전북 현대가 익숙한 먹잇감인 상주 상무를 놓쳤다.
김민재가 퇴장 당한 전북은 20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0라운드 상주와 홈 경기서 전반 32분 정혁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1-2로 역전패했다. 후반 15분 주민규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뒤 추가시간 종료 직전 김호남에게 통한의 역전골까지 내줬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날 경기 전까지 K리그서 199승 104무 95패를 기록, 최단 기간 200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은사인 김호, 김정남 감독에 이어 통산 3번째 대기록을 노렸다.

밥상도 차려졌다. 전북의 상대는 천적 상주였다. 역대 통산전적 13경기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10승 3무를 거뒀다. 최근 10경기만 놓고 봐도 7승 3무로 압도적 우위를 자랑했다.
그러나 전북은 작정하고 수비적으로 나온 상주의 파이브백을 허물지 못하며 전반 중후반까지 고전했다. 적어도 전반 32분 정혁의 선제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진 그랬다.
팽팽한 균형에 금을 가하기 시작한 건 에두였다. 아크서클 근처에서 볼을 소유하며 프리킥을 얻어냈다. 킥이 좋은 이승기와 이재성이 다가섰다. 정혁도 앞에 섰다. 정혁이 슛페이크를 하고, 이재성이나 이승기가 차는 시나리오가 예상됐다.
모두가 예상 가능한 수를 떠올릴 때 정혁의 오른발이 번뜩였다. 날카롭게 감아 찬 공이 상주의 골망 구석을 흔들었다. 최필수 상주 골키퍼가 뒤늦게 몸을 던졌지만 막을 도리가 없었다.
기쁨도 잠시였다. 전북은 전반 40분 수적 열세에 몰렸다. 주축 수비수 김민재가 발을 높게 들어 두 번째 경고와 함께 레드 카드를 받았다. 전주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순간이었다.
전반까지 소극적이었던 상주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앞으로!'를 외쳤다. 팀 최다 득점자인 주민규(10골)를 투입하며 숨겨둔 발톱을 꺼내들었다. 변화는 주효했다. 주민규는 후반 15분 역습 찬스서 유준수의 패스를 간결한 왼발 슛으로 마무리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19분 로페즈를 빼고 최근 K리그 최초로 70-70 클럽(70골 70도움)에 가입한 이동국을 넣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1명이 적은 상황에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종료 11분을 남기고는 에두 대신 김신욱을 투입하며 높이를 강화했다. 우승 경쟁을 위한 승점 3 획득과 통산 200승에 대한 의지였다.
전북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득점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종료 1분 전 김신욱의 헤더가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설상가상 추가시간 4분이 끝나기 직전 김호남에게 뼈아픈 역전골까지 내줘 고개를 떨궜다.
최강희 감독의 200승이 다음으로 미뤄지는 순간이었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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