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KIA의 수비 실책, 두산 추격 빌미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19 21: 40

수비 하나가 팽팽한 승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드러난 한 판이었다. 수비에서 아쉬움을 남긴 KIA가 2위 두산의 추격을 허용했다.
KIA는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4-7로 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2위 두산에 3.5경기를 앞서 있었던 KIA는 이날 사직에서 롯데와 경기를 펼친 두산이 승리함에 따라 승차가 2.5경기로 줄었다. 두 팀의 맞대결이 아직 한 차례 남았으니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1.5경기 차이까지 염두에 둬야 할 형편이다.
타선이 상대 선발 박종훈을 잘 공략하지 못했다. 로저 버나디나(허벅지), 안치홍(비염)의 선발 제외는 있었으나 최근 타격감이 좋은 KIA였다. 여기에 KIA는 박종훈을 상대로 좋은 기억이 많은 팀. 박종훈은 통산 KIA전 10번의 등판에서 승리 한 번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를 대변이라도 하듯 박종훈의 공은 움직임이 아주 좋았다. KIA 타선도 당황한 듯 박종훈 공략에 애를 먹었다.

그렇다면 상대가 지치기까지 기다리면서 최대한 버티는 것이 상책이었다. 하지만 몇 차례 수비 실수가 결국 패착이 됐다. 2회와 6회 실점은 실책 혹은 실책성 플레이가 뻥튀기를 한 측면이 있었다. SK 불펜을 생각하면 추격 기회가 아예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는 어려운 경기에서 수비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실제 KIA는 7회 이범호의 3점 홈런이 터지기도 했다.
0-1로 뒤진 2회에는 실책이 두 개나 나왔다. 선두 김동엽의 좌전안타 때 좌익수 최형우가 공을 한 번에 처리하지 못했다. 그 사이 김동엽이 2루를 파고들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였지만 다음 타자 김강민은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실책이 없다면 병살로 갈 수 있는 코스와 타구 속도였다. 김성현의 좌전안타로 이어진 1사 1,3루에서도 수비 실책이 나왔다. 이재원의 타석 때 유격수 김선빈의 실책이 나왔다.
중전안타성 타구를 김선빈이 잘 쫓아가 잡기는 했다. 다만 무게중심이 무너진 상황에서 2루로 공을 정확히 던지기는 쉽지 않았다. 그 결과 송구가 빗나갔다. 병살까지는 아니어도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아냈다면 다음 타석 노수광의 2루 땅볼 때 1점을 더 들어올 일은 없었다. 1점, 혹은 점수를 주지 않아도 될 상황이 2실점으로 이어졌다.
1-3으로 뒤진 6회에도 그랬다. 무사 1루에서 김성현이 1루수 방면 희생번트를 댔다. 타구를 잘 죽인 성공적인 희생번트였다. 그러나 투수 양현종과 1루수 김주찬의 호흡이 다소 맞지 않았다. 그 사이 김성현이 1루를 먼저 밟았다. SK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결과였다. 결국 양현종은 대타 조용호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잡지 못한 아웃카운트 한 개, 그리고 보너스로 살아나간 주자 하나는 계속된 추가 실점으로 KIA를 괴롭혔다. 결국 KIA는 7회 4점을 내주고 1-7까지 뒤져 패색이 짙어졌다. KIA는 길게는 한국시리즈까지 바라봐야 하는 팀이다. 이런 경기는 다시 나오지 않는 것이 좋다. 아웃카운트 하나의 소중함을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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