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MVP 레이스, KIA 집안싸움에 최정 가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18 06: 01

2017시즌 KBO리그 MVP 레이스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KIA 집안 싸움에 최정(SK)이 가세하며 예측이 어려워졌다. 
올 시즌 MVP 후보로는 지난 4월12일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으며 정규시즌 우승을 앞둔 KIA 선수들이 거론됐다. 토종 선발 20승에 도전 중인 에이스 양현종을 필두로 4번타자 최형우와 리딩히터 김선빈의 치열한 집안 싸움으로 전개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정의 페이스가 9월 이후로 다시 살아나며 MVP 레이스를 미궁에 빠뜨렸다. 최정은 9월에만 13경기에서 타율 4할5푼1리 23안타 8홈런 19타점 OPS 1.548로 무섭게 몰아치면서 시즌 홈런을 46개로 늘렸다. 잔여 5경기에서 50홈런이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진 않다. 

50홈런에 실패하더라도 최정의 기록은 MVP급이다. 최정은 올 시즌 125경기 타율 3할2푼4리 134안타 46홈런 113타점 88득점 출루율 4할3푼5리 장타율 7할7리 OPS 1.142를 기록 중이다. 홈런·장타율 2관왕은 확정적. KBO 공식 시상은 아니지만 OPS도 압도적인 전체 1위다. 
2002년 SK 호세 페르난데스(45개)를 넘어 KBO리그 3루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우며 2년 연속 홈런왕 등극을 앞뒀다. 지난 35년 동안 역대 MVP 중 18차례가 홈런왕 출신으로 절반 확률을 넘는다. 
그나마 약점이라면 역시 팀 성적이다. 5위로 가을야구 턱걸이를 하고 있는 SK는 6위 LG의 추격을 받고 있어 포스트시즌을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역대 포스트시즌 탈락팀 MVP로는 2005년 롯데 손민한, 2012년 넥센 박병호 둘밖에 없다. SK의 5강 진출이 최정에겐 최대 관건이 될 수 있다. 
KIA의 MVP 후보들도 만만치 않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은 28경기에서 174⅔이닝을 던지며 18승5패 평균자책점 3.61 탈삼진 148개를 기록 중이다. 1995년 LG 이상훈 이후 22년 만에 토종 투수 선발 20승을 기대케 하고 있다. 그러나 다승 1위를 제외하면 평균자책점 7위, 이닝·탈삼진 4위로 나머지 기록에서 압도적이지 않다. 승률도 2위(.783). 
4번타자 최형우도 131경기 타율 3할5푼5리 169안타 26홈런 120타점 96득점 출루율 4할6푼2리 장타율 6할7리 OPS 1.069로 전부문에서 고르게 활약하고 있지만 출루율 부문만이 유일한 1위다. MVP의 필수조건인 다관왕이 되려면 타점 타이틀 탈환이 관건이다. 1위 다린 러프(삼성·121타점)에 1타점이 뒤져있지만 최형우에게 4경기가 더 남아있다. 
리딩히터 김선빈도 빼놓을 수 없다. 126경기 타율 3할8푼3리 168안타 4홈런 61타점 80득점 출루율 4할2푼9리 장타율 4할9푼 OPS .919를 기록 중이다. 타율 1위가 확정적이지만 꿈의 4할 타율은 어려워졌다. 다만 3할8푼4리의 타율은 역대 한 시즌 최고 타율 4위 기록이다. 유격수로는 1994년 해태 이종범의 3할9푼3리 다음. 이종범의 기록 도전이 관건이다. 
지난해부터 MVP 투표가 점수제로 바뀌면서 특정팀 선수의 표가 분산될 염려는 없어졌다. 하지만 최근 추세로 보면 반드시 우승팀에서 MVP가 나와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2010년대 이후로 1위팀에서 MVP가 나온 사례는 지난해 두산 더스틴 니퍼트가 유일했다. MVP 투표도 정규시즌 종료 직후 이뤄지는 만큼 우승팀 프리미엄은 과거보다 옅어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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