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의 거인의 꿈] 2017 진격의 거인, 구단 역사까지 바꾼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18 06: 01

진격하는 거인들의 행선지는 끝을 알 수 없다. 올 시즌 후반기 믿기 힘든 행보로 35번째 시즌을 맞이한 KBO리그와 궤를 같이 하는 구단의 역사도 하나 둘씩 새롭게 바뀌고 있다.
롯데는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9-5로 승리를 거두면서 올 시즌 75승(61패 2무) 고지를 밟았다.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까지 매직넘버는 1이 됐고, 5위 SK와 승차도 넉넉하게 벌리며 4위는 사실상 굳혔다. 그리고 이제는 3위 NC와 0.5경기 차까지 좁히며 3위는 손에 잡힐 듯한 거리가 됐다.
지난 8월 19승8패의 대진격으로 창단 이후 월간 최다승(종전 1995년-1999년 17승)을 경신했던 롯데. 그리고 이기세를 몰아서 팀 역사상 최다승 고지까지 눈앞에 왔다. 이날 승리로 지난 1999년 세운 75승(52패 2무)의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당시 양대리그, 132경기 체제로 치러진 시즌에서 세운 기록이다. 남은 6경기에서 1승만 더 거둘 경우 롯데는 프랜차이즈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쓸 수 있다. 현재 기세로는 1승 추가는 시간문제다. 

구단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상황. 곳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한 선수들의 역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여기에 선수들 역시 프랜차이즈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 새기고 있다.
후반기 롯데의 대약진을 이끌었던 투수진, 그 중 뒷문을 공고히 지켜내 상승세의 중심이 됐던 마무리 손승락은 지난 17일 경기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세이브를 올렸다. 올 시즌 35세이브째를 따냈다. 이로써 지난 2012년 김사율(현 kt)이 세운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반기에는 32경기에서 15세이브를 올렸지만 후반기, 26경기에서 20세이브를 따내면서 구단 역사상 최고 마무리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해 4년 60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팀을 옮긴 뒤 2년 만에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아울러 현재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손승락은 롯데 역사상 두 번째 세이브왕 수상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09년 존 애킨스가 26세이브를 올리며 이용찬(두산)과 첫 세이브왕 타이틀을 따낸 데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 도전이다. 29세이브로 세이브 2위에 올라 있는 임창민(NC)와 6개 차이가 나기에 이변이 없는 한 타이틀 수상이 유력하다. 단독 세이브왕은 구단 역사에 처음이기도 하다.
이미 경신된 기록도 있다. 강민호는 지난 8월1일 잠실 LG전 5번 포수로 선발 출장 하면서 구단 최다 출장 경기를 경신했다. 이날 강민호는 롯데 소속으로 1455경기 째 출장하면서 종전 ‘호랑나비’ 김응국이 갖고 있던 1454경기(야수 1440경기+투수 14경기)를 뛰어넘었다. 특히 가장 힘들고 고된 포지션인 포수 포지션으로 세운 프랜차이즈 최다 출장 기록이기에 강민호 본인 역시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 14년을 오롯이 롯데맨으로 활약하며 일군 기록이다. 올 시즌 안방에서 뿜어내는 강민호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강민호가 지킨 안방의 안정감이 결국 롯데 투수진의 안정과 상승세로 직결될 수 있었다.
구단 최다승과 동시에 경신이 기대되는 개인 기록도 있다. 8월 대상승세에서 홈런이면 홈런, 주루면 주루로 타선에서 맹활약하면서 KBO리그 8월 월간 MVP에 오른 손아섭이 새 기록에 도전하는 주인공이다. 이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 구단 역사상 3번째 선수가 된 손아섭은 올 시즌 185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통산 3번째 최다 안타 타이틀에 도전하기도 한다. 그리고 3개의 안타만 더 추가하면 지난 1999년 마해영(은퇴)이 기록했던 구단 한 시즌 최다 안타 187안타를 뛰어넘게 된다. 지난해 186안타로 이 기록에 한 끗 차이로 미치지 못했던 손아섭이었지만, 올해는 6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구단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 경신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7일 경기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고 이전 4경기에서 안타 1개씩만 추가하며 타격감이 다소 주춤했던 손아섭이지만, 언제든지 다시 감을 끌어올릴 역량을 갖추고 있다. 다소 무리는 있지만 KBO리그 역대 두 번째 200안타에도 도전하고 있는 손아섭이다.
가을을 종착지로 정한 롯데의 시즌, 그리고 선수들의 진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롯데 담당 기자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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