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②] 전수경 "父도 '품위녀' 팬..즐거운 작품 선호해"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9.23 07: 17

(Oh!커피 한 잔①에서 이어집니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전수경은 올해 29년차가 된 베테랑 배우다. 뮤지컬 '캣츠'를 비롯해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아가씨와 건달들', '맘마미아', '라카지' 등 대형 뮤지컬에 끊임없이 출연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라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제 옷 입은 듯 완벽하게 소화해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것. 등장할 때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뿜어내는 전수경이 있어 극이 더욱 재미있어진다는 반응이다. 
물론 처음엔 연기가 아닌 노래로 주목을 받았다. 그 당시 시청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참가한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너무 멋있어서 '대학가요제'에 출연을 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가수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라고. 전수경은 "탤런트 시험을 봤는데 다 떨어졌다. 그런데 다들 가수를 하라고 제의를 많이 주시더라. 그래서 앨범 준비를 했는데, 그게 쉽지가 않았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그러던 중에 한양대학교 30주년 기념공연에 참여를 하게 됐는데 정말 재미있더라. 그래서 갈길이 멀어도 뮤지컬을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뮤지컬로 돈을 잘 벌거라는 생각은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캣츠'로 뮤지컬 데뷔를 하고 난 뒤 핫한 작품을 쉬지 않고 했다. 오디션만 보면 붙었다. 몸이 고되긴 했지만, 좋아하는 일이다 보니까 열정을 가지고 쉼 없이 일을 했다"라고 뮤지컬 배우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꾸준히 연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와 드라마에도 출연할 계기가 생겼다고. 전수경은 "이제는 뮤지컬에 올인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충분히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장기전을 하기 위해 드라마와 영화를 병행하고 있다"며 "그리고 저희 아버지가 올해 88세이신데, 제가 드라마에 나오는 걸 좋아하신다. 공연은 2~3시간 앉아서 보기가 힘들지 않나. 그래서 드라마는 꼭 챙겨보시는데, '품위있는 그녀' 팬이셨다.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드라마 출연을 많이 해야겠다 싶더라"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전수경이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를 묻자 전수경은 "밝은 에너지가 나오는 뮤지컬이 좋다. 드라마는 악역이 좋지만, 뮤지컬은 분위기가 너무 어둡고 우울하면 장기 공연을 하기가 힘들다. 3개월 이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장르적으로 밝은 작품이 더 끌리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출연 중인 '브로드웨이 42번가' 역시 그런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전수경은 "이번 시즌이 역대급"이라며 한껏 애정을 드러냈다. 
"현재는 후배들이 정말 잘하고 있어서 국내 초연작 주연에 대한 욕심은 없어졌다. 예전이야 뭐든지 돋보일 수 있고, 잘 보이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뮤지컬 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모두 의사소통이 잘 되는, 그래서 함께 작업할 때 즐거울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Oh!커피 한 잔③으로 이어집니다.)/parkjy@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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