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고심 중인 비야누에바, '유종의 미' 준비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15 06: 16

"마지막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 한다". 
한화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는 15일 1군 엔트리 말소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부상에 시달렸던 유망주 김민우가 시즌 첫 등록된다.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된 한화는 남은 시즌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로 했고, 특별한 기록이 걸려있지 않은 비야누에바가 빠진다. 
하지만 시즌 종료를 뜻하는 건 아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비야누에바의 컨디션이 그렇게 좋지 않지만 선수 본인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선발등판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 한다.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몸 상태와 경기 상황을 보고 등판 날짜를 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비야누에바는 지난달 23일 수원 kt전에서 타구에 왼쪽 종아리를 맞은 후유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9월 2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11.57로 부진하다. 특히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최다 9실점으로 무너졌다. 투구수 105개에서 6회에도 자원 등판했지만 추가 3실점을 내줬다. 
현재 비야누에바는 현역 은퇴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1년간 몸담았던 그는 FA 계약까지 할 정도로 내실 있는 선수 생활을 보냈다. 올해 해외리그로 한국에 왔으나 잦은 부상으로 명성만큼 활약하진 못했다. 19경기 105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7패 평균자책점 4.27. 
1983년생 만 34세로 아직 은퇴하기 이른 나이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임원으로 활동할 만큼 행정에도 관심이 많다. 한국행을 결정한 것도 새로운 경험을 통해 네트워크를 넓히기 위한 의미도 있었다. 자신의 몸 상태에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지도자로 나갈 가능성도 있다. 이미 한화에선 젊은 투수들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 신인 투수 박상원은 지난 14일 대전 넥센전에서 9회 1이닝을 3연속 삼진으로 막고 경기를 끝낸 뒤 비야누에바의 품에 안겼다.
박상원은 "비야누에바가 여러 가지로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 1군 데뷔전에서 슬라이더 제구가 안 돼 고민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조언을 받았다. 슬라이더뿐만 아니라 타자 상대 요령에 대해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실수를 할수록 더 잘할 수 있다는 격려를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한화 관계자는 "비야누에바가 어린 투수들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풀어주고 싶어 한다. 박상원뿐만 아니라 김재영과 이충호 등 여러 선수들이 비야누에바를 찾아간다"고 귀띔했다.
비야누에바는 내년 거취에 대해 "지금 시즌 후반이고,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라 내년 미래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없다. 시즌 후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상의하고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내년에 한국에서 뛰지 않더라도 한화에는 계속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로 인연을 끈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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