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이던 NC의 야수 집중 지명, 결실을 맺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9.12 09: 05

“우리는 내야수가 부족했다.”
NC 다이노스는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그 어느 팀보다, 그리고 그 어느 시즌보다 많은 야수들을 지명했다. 10명 중 야수 5명, 투수 5명으로 균형 있게 배분을 했다. 그리고 첫 3번의 지명권을 모두 야수에게 사용했다. 투수에 대한 선호도가 기본적으로 있는 신인 드래프트의 특성상 상위 지명권을 야수에 사용하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결국 NC 선수층 자체의 근본적인 고민에서 시작된 이번 드래프트다. 일단 NC의 투수진, 그리고 외야진은 풍족하다. 일단 창단 초기부터 좋은 투수들을 대거 끌어 모은 것이 지금 결실을 맺고 있다. 이민호, 구창모, 장현식, 임정호 등은 이제 팀에 빼놓을 수 없는 1군 영건 자원들이다. 정수민, 이형범, 노성호, 배재환 등의 선수들도 1군 출격을 대기하고 있는 상황. 트라이아웃과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서 투수진 주축 자원들이 만들어진 면도 있지만 투수진에서는 신진급 선수들의 성장과 안착을 바라보는 일만 남았다.

외야 역시 풍족하다.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을 비롯해 프리에이전트(FA) 자원으로 영입한 이종욱이 아직 건재하다. 그리고 2013년 드래프트 최고의 ‘스틸픽’으로 꼽히는 외야수 권희동(9라운드 지명)을 비롯해, 김성욱, 김준완, 이재율, 윤병호, 강진성 등의 선수들이 즐비하다. 외야진 역시 신인 지명을 통한 결실이 머지 않은 상황.
하지만 내야진, 그리고 포수진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사뭇 다르다. 내야진 주축 중 박민우 만이 유일한 20대 자원이다. 손시헌, 지석훈, 박석민, 모창민 모두 30대에 접어들었다. 언젠가는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한다. 일단 다른 후보군들과 달리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기에 고민은 더해진다. 김태진이 가장 가능성 높은 유망 자원이지만 김태진과 비슷한 스타일의 같은 포지션인 박민우가 굳건하다. 노진혁, 강민국 등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내야 자원들이 기존 자원들과 경쟁이 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도태훈, 황윤호 등도 내야 자원보다는 대주자 자원으로 중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기존 내야자원들의 유형과 성장도를 감안하면 내야 자원들을 뽑는 것이 당연했다. 그리고 그 중심을 ‘파워’에 뒀다.
NC 스카우트 팀은 “지금 현재의 팀 상황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팀에 내야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젊은 내야수들을 생각하고 뽑았다”면서 “이번 드래프트의 컨셉은 ‘파워풀’이다. 올해는 힘 있는 선수들을 봅아서 팀의 파워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지명하자고 생각했다”며 이번 드래프트의 컨셉을 밝혔다. 2라운더 오영수는 고교 3년 통산 홈런이 4개이고 0.507-0.558-0.477의 3년 간 장타율 행보를 보였다. 3라운더 김철호 역시 3학년 시즌 장타율이 0.549에 달한다. “오영수의 경우 해당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힘을 가진 선수라고 생각해서 지명했다”는 것이 NC의 판단이다.
그리고 고질적 고민인 포수. NC는 지난해 해외 복귀파 포수 신진호에 이어서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세광고 포수 김형준을 지명, 1라운드 지명권을 포수에게 행사했다. 포수에 대한 고민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지난 2년의 드래프트이기도 했다. 김태군의 군 입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실이기에 분명, 새로운 자원들이 등장해야 한다. 신진호를 비롯해 박광열, 김태우, 박세웅, 정성민, 그리고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종민까지 아직은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이 없다는 것이 구단의 판단인 듯하다. 결국 ‘무한 경쟁을 통해서 김태군의 자리를 채워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형준을 선택한 것도 어떻게 보면 필연적이었다.
과연 NC의 야수 집중 컨셉은 어떤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당연했던 배경이 과연 원하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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