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1차 지명자 포함 11명의 선수들을 모두 고졸로 뽑았다. '육성' 기조에 맞춰 미래 가치에 중점을 둔 결과다.
한화는 지난 11일 열린 KBO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10라운드 지명권 모두 고졸 선수들에게 썼다. 지난 6월 1차 지명자 성시헌(북일고) 포함 2018년 입단 신인 선수 11명 모두 고졸 선수들로 채웠다. 10개 구단 전체로 넓혀도 SK와 한화, 두 팀밖에 없다.
대졸 및 해외 유턴파 선수들은 즉시 전력으로 활용 가능한 장점이 있다. 대부분 팀들이 2~3명씩 대졸 선수들을 지명한 이유. 고졸 선수들은 이정후(넥센)처럼 특이 케이스가 아닌 이상 잠재력 있는 선수도 1군 전력으로 쓰기까진 2~3년 다듬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화는 지난 2년간 지명한 신인 22명 중 10명이 대졸 및 해외 유턴파 선수로 절반 가까운 인원을 차지했다. 그 중 2016년 신인 김재영·김주현, 2017년 신인 김진영·박상원 등 4명만이 1군에 데뷔했다. 1군에서 유의미한 활약을 한 선수는 김재영 한 명뿐이다.
결국 이번 드래프트에선 전원 고졸 선수들로 가득 채웠다. 1차 지명 성시헌(북일고)을 비롯해 2차 1라운드 이승관(야탑고) 2라운드 박주홍(광주제일고) 3라운드 정은원(인천고) 4라운드 이원석(충암고) 5라운드 임지훈(군산상업고) 6라운드 이성원(포수) 7라운드 김민기(덕수고) 8라운드 양경민(순천효천고) 9라운드 정문근(서울고) 10라운드 김진욱(유신고) 모두 올해 고교 3학년생들이다.
우완 투수 4명(성시헌·임지훈·양경민·김진욱), 좌완 투수 2명(이승관·박주홍), 포수 1명(이성원), 내야수 2명(정은원·김민기), 외야수 2명(이원석·정문근)으로 각 포지션별 고르게 뽑았다. 좌완 선발 유망주 2명에 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로 센터 라인을 강화했다.
한화 구단은 "즉시 전력보다 향후 미래 가치가 높은 선수를 중심으로 선발했다. 투수는 이승관·박주홍 등 수준급 좌완 선발진 자원을 보강하는 데 주력했고, 야수는 정은원 등 수비가 안정적이고 야구센스가 좋은 자원을 영입해 앞으로 활기 넘치는 플레이가 기대된다. 당초 계획한대로 선발을 하게 돼 만족한다"고 자체 평가했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박종훈 단장을 선임하며 중장기 우수선수 육성을 최우선 기조로 삼았다. 선수 육성의 시작이 되는 신인 드래프트를 위해 이정훈 2군 감독을 스카우트팀장으로 임명하며 체질개선에 나섰다. 즉시 전력의 대졸 선수보단 길게 보고 고졸 선수들을 대거 지명했다. 확 달라진 신인지명 방향이 한화 리빌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신인 선수들(위)-2차 1라운드 이승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