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공식 붕괴' 한화, 2010년대 최다 44역전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9.11 05: 51

필승 공식이 붕괴됐다. 그 결과 2010년대 최다 역전패란 굴욕의 역사를 쓰고 있다. 
한화는 지난주 1~3위 KIA-두산-NC 상대로 나란히 1승1패씩, 총 3승3패를 거두며 5할 승률로 선전했다. 그러나 패배한 3경기 모두 역전패라 5할 선방에도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3경기 모두 7~8회 불펜이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뒤집어져 충격 두 배였다. 마무리 정우람으로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화는 올 시즌 역전패가 44패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최하위 kt의 39패보다 5패가 더 많다. 올해뿐만 아니라 2010년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역전패 기록이다. 지난 2010년 꼴찌였던 한화의 40패를 넘어섰다. 2010년대 이전 최다 역전패 기록은 2009년 꼴찌였던 한화의 58패. 

전체 경기수 대비 역전패 비율로 따져도 올해 한화가 2010년대 최악이다. 11일 현재 올 시즌 한화는 128경기 중 44패로 전체 경기에서 역전패, 비율이 34.4%에 달한다. 2010년 한화(30.1%)를 넘는다. 역전패 비율 30%대 팀은 2011~2016년 6년간 한 번도 없었다. 
5회 리드를 기준으로 잡아도 다르지 않다. 올해 한화는 5회까지 리드한 49경기에서 33승15패1무로 승률 6할8푼8리를 기록 중이다. 이 역시 2010년 한화(30승16패1무)의 6할3푼8리 이후로 가장 나쁜 기록. 선발 교체와 불펜 가동 시점인 5회부터 한화야구의 불안감이 고조된다. 
한화는 2015~2016년에도 역전패가 38패, 35패로 리그 1·2위였다. 그런데 올해는 그 수준을 뛰어넘는다. 필승조가 거의 붕괴됐다. 최고참 박정진과 마무리 정우람을 제외하면 확실하게 믿고 맡길 만한 투수가 없다. 지난해까 불펜의 핵심을 이뤘던 상당수 투수들이 부상·부진으로 하락세다.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돌아온 권혁은 37경기 1승3패11홀드 평균자책점 6.32에 그쳤다. 어깨 통증을 이유로 지난달 18일 1군 제외 이후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역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과 재활을 거친 송창식도 팀 내 최다 63경기에 등판했으나 5승6패15홀드 평균자책점 6.63에 그쳤다. 블론세이브가 6개에 달했다. 휴식 차원에서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 9일 1군 제외로 사실상 시즌 마감. 
여기에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00이닝 이상 던졌던 스윙맨 심수창과 장민재도 지난해만 못하다. 심수창은 평균자책점 4.68로 기록상 나쁘지 않지만 승계주자 실점이 17점으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장민재는 33경기 2승5패 평균자책점 7.76으로 부진하다. 박정진·정우람을 제외한 나머지 필승조 투수들의 힘이 하나 같이 떨어지면서 한화의 필승 공식이 무너졌다. 
이충호·서균·박상원 등 젊은 투수들을 승부처에 투입하고 있지만, 한두번은 통해도 그 이상은 무리다. 경험이 부족한 신진급 투수들에게 더 큰 것을 바랄 수 없다. 환경 자체도 가혹했다. 올해 한화는 승계주자 305명으로 가장 많고, 그 중 111명이 실점으로 연결됐다. 이 역시 최다 기록. 주자 없는 상황보다 주자 있는 상황에서 투수 교체가 주로 이뤄졌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불펜투수 자원도 모자랐지만 불펜 운용도 매끄럽지 못했다. /waw@osen.co.kr
[사진] 송창식(위)-권혁.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