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설경구 “지천명 아이돌? 고목나무에 꽃 폈다더라”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9.11 07: 12

배우 설경구에게는 올해가 굉장히 특별하게 기억될 듯 싶다.
올해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과 ‘살인자의 기억법’을 차례로 관객들에게 선보인 그는 ‘불한당’으로 칸 영화제에 입성했고 ‘살인자의 기억법’은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들보다 더욱 특별한 것은 ‘불한당’ 이후로 생긴 팬덤. 설경구는 ‘불한당’ 속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재호라는 캐릭터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수많은 팬을 양산했다. 그는 한 순간에 아이돌 못지않은 화력을 보여주는 팬덤을 거느리게 됐다.

설경구는 최근 서울 팔판동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요새 ‘지천명 아이돌’이라고 불릴 만큼 팬덤이 엄청나다는 말에 그는 “망가졌던 팬카페가 다시 살아나면서 요즘 저도 ‘나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불한당‘이 나한테 무슨 짓을 했나’ 그런 생각을 한다. 감사하고 아직도 헷갈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과거에도 큰 인기가 있었다는 말에는 “그 때랑은 분위기가 또 다른 것 같다.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표현해주시는 게 다르다. 옛날에는 점잖으셨다면 되게 직접적이시다”라고 설명했다.
“편지는 다 읽는다. 손글씨 쓰는 것이 솔직히 굉장히 귀찮은 일인데. 그 안에 뭉클한 내용도 많다. ‘불한당’을 보고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글도 있고 우울증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밖으로 나오고 즐거워하고 자기 모습에 놀란다는 내용도 있다. 그 분들한테 제가 위로를 받는다. 영화로도 힘을 줄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그를 응원하는 지하철 광고까지 등장하며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설경구는 “직접 가보지는 못하고 부끄러워서 사진 올려놓은 것만 봤다. 그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팬들에게 수많은 선물을 받는다는 그는 이날 인터뷰 자리에도 팬들이 줬다는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왔다. “저는 인증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닌데 예쁜 옷들 모자 핸드폰 케이스 등 팬 분들이 주시는 것들이 해보고 싶고 입고 싶고 쓰고 싶은 것들이라. 입고 나와도 인증은 안 되지만 우연히 찍히면 엄청 좋아하시더라.”
설경구는 팬카페 등에 직접 글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그는 “촬영할 때 여러 가지 많이 보내주시는데 인사를 안 하고 그냥 받아먹기가 부끄러워서 올리기 시작했다. 그 다음 날 보면 부끄럽기도 하다”며 “되게 많이 보내주셨다. 스태프들한테 놀림도 많이 당했다. 고목나무에 꽃폈다고. 간식을 먹는 그 한 시간이 정말 꿀 같은 시간이다. 야식 먹을 시간이 진짜 힘들고 지칠 시간인데 야식차가 오면 스태프들 얼굴이 환해진다. 너무 감사하다. 언제 역조공을 한번 해야 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불한당’과 ‘살인자의 기억법’ 속 그의 모습은 180도 다르다. 극과 극의 변신을 하면 팬 반응이 신경 쓰이지 않냐는 질문에는 “이 작품들을 찍을 때는 팬이 없었을 때다.(웃음) 그런데 그런 것을 의식을 하면 안 된다. 작품에 있어서만큼은 저 혼자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아니고. 감독님과 제가 가장 밀접하게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지만 저는 스태프들도 같이 제 캐릭터를 같이 만들어 간다고 생각한다. 장치나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모아져 현장팀이 다 같이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한다. 개봉을 ‘불한당’이 먼저 하고 ‘살인자의 기억법’이 나중에 했는데 어느 감독이 ‘살인자의 기억법’ 스틸을 보더니 팬들 낙엽 떨어지듯이 우수수 떨어지겠다고 하더라 (웃음)”고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mk3244@osen.co.kr
[사진]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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