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외인 신기록' 로맥, 재계약 전선 뚫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9.07 05: 50

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32)은 5일 인천 롯데전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이날 시즌 개인 6번째 연타석 대포로 홈런 2개를 추가한 로맥은 시대체 외국인 선수 최다 홈런 기록을 썼다.
종전 기록은 2005년 킷 펠로우(롯데)가 가지고 있던 23개였다. 펠로우는 당시 페레즈의 대체 선수로 입단, 4월 22일 첫 선을 보였다. 당시 펠로우는 시즌 109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23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로맥이 24개의 홈런으로 당시 펠로우의 기록을 깼다. 로맥은 5일까지 87경기에 나갔다. 홈런 페이스는 확실히 대체 외국인 선수 역사상 최고다.
로맥은 올 시즌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릴 수밖에 없는 성적을 내고 있다. 올 시즌 87경기에서 타율은 2할2푼8리에 불과하다. 1군 주전으로 보기에는 낮은 타율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 장타율은 0.520이다. 파워히터의 척도 중 하나인 순장타율(장타율-타율)은 0.292에 이른다. 리그 정상급 성적이다. 출루율(.333)도 타율보다 1할 이상 높다. 보는 시각에 따라 부진하다고 볼 수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낮은 타율을 조금 더 끌어올린다면 분명 매력적인 선수다. 워낙 힘이 좋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OPS형 타자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그런 모습이 엿보이고 있다. 로맥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3할2푼3리로 나쁘지 않다. 두 가지 부분에서 기술적 수정을 가했다는 것이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설명. 로맥은 자신의 타격 이론이 확고한 선수로 당초 타격폼 수정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좀 더 마음을 열고 생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힐만 감독은 “예전에는 왼발을 열어두고 쳤는데 이제는 직선으로 정렬을 했다. 그리고 손의 위치도 바꿨다. 기술적으로는 두 가지 면이 달라졌다”면서 “컨택 포인트 자체를 좀 더 포수쪽으로 가져간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에 애를 먹기도 했지만, 바깥쪽 공에 대한 지독한 약점도 조금씩 보완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재계약은 어떨까. 로맥은 풀시즌으로 뛰면 30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수비 활용도도 좋다. 우익수로, 1루수로, 혹은 3루수로도 나설 수 있다. 장기 레이스에서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인성도 좋다. 튀지 않고 동료들과 잘 어울린다. 로맥은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재계약을 강력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리그 생활을 오래 했기에 절박함도 크다.
힐만 감독도 긍정적인 생각이다. 무엇보다 새 외국인 타자를 뽑으면 또 한국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로맥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런 단계를 밟았다. 내년에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힐만 감독은 “로맥이 개인적으로 (내년에는) 더 잘할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감독 홀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로맥은 연봉 부담이 크지 않고, 타자에 아낀 돈을 좀 더 좋은 투수 영입에 돌릴 수 있다는 점도 있다. 로맥의 시즌 막판에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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