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타석당 3.5구' 집중력 잃은 KIA 타선, 3연패 자초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06 21: 24

잠실에 불었던 가을바람 때문일까. KIA의 타선이 LG와 2연전에서 너무도 차갑게 식었다. 상대 투수를 괴롭히지 않고 무작정 덤벼드는 모습으로 패배를 자초했다는 점이 뼈아팠다.
KIA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전을 0-6으로 패했다. '깜짝 선발' 심동섭이 1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초반에 승기를 내줬다.
하지만 진짜 패인은 타선이었다. KIA 타선은 이날 8안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소사에게 8회까지 단 하나의 사사구도 얻어내지 못했다. 때문에 소사의 투구수는 상당히 절약됐다. 5회까지 투구수가 고작 47개에 그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닝당 10구도 던지지 않으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셈이었다.

올 시즌 KBO리그 평균 타석당 투구수는 3.86. 타석당 3~4개 정도의 공을 지켜보는 게 평균이라는 의미다.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이 부문 1위는 박경수(kt, 4.40개). 반면 가장 인내심이 적은 이는 윌린 로사리오(한화, 3.48개)였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KIA 타자 전체가 성급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KIA 타선은 타석당 3.45구에 그쳤다. 그 덕에 소사는 114구 만에 완봉승을 일굴 수 있었다. 1회 선두 최원준이 3구 삼진으로 물러난 건 서막에 불과했다. 소사는 최고구속 150km을 살짝 밑도는 속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앞세워 KIA 타선을 요리했다. 삼자범퇴 이닝은 2회와 5회,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 이닝에 KIA 타자 두 명이 출루한 건 한 차례도 없었다. 그만큼 KIA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KIA 타선은 소사 상대로 1회 10구, 2회 9구, 3회 6구, 4회 13구, 5회 9구를 던지게 했다. 5회까지 소사의 투구수는 47개. 경기 중반으로 갈수록 이를 의식해서인지 투구수 늘리기에 나섰지만 효험은 없었다. 6회와 7회 모두 2사 후 주자가 살아나갔지만 소사의 투구수는 각각 14개, 13개에 불과했다.
그나마 신예 최원준이 네 타석에서 16구를 지켜보며 분전했다. 베테랑 이범호 역시 세 타석에서 12구. 그러나 두 타석에서 4구만 참아낸 김선빈이나 네 타석 10구만 지켜본 나지완 등은 아쉬웠다.
지난해 9월13일 고척 넥센전 이후 358일 만에 선발출장한 이호신에게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이호신은 3회 무사 1루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소사의 초구를 받아쳐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났다. 이어 6회 선두타자로 나설 차례였으나 KIA 벤치의 선택은 대타 신종길이었다. 358일만의 기회를 공 1개로 흘려보낸 셈. 신종길도 2구째를 받아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KIA의 여름은 어느 팀보다 뜨거웠다. KIA는 올 시즌 6~7월에 걸쳐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위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최초 기록임은 물론 메이저리그 기록도 넘어선 대기록이었다. 거기에 KBO리그 최초로 열한 타자 연속 안타도 나왔다. 한 경기가 아닌 한 이닝 12득점도 올 여름, KIA의 손에서 나왔다.
그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자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KIA의 냉혹한 3연패의 원인이었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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