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KBO리그 새역사' LG 박용택, 이제는 '전설택'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06 21: 23

역시 LG 트윈스의 심장은 박용택(38)이다. LG가 두 가지 대기록을 동시에 달성한 박용택의 활약에 힘입어 한 달만의 연승을 맛봤다. LG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전설택'의 존재 가치다.
LG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팀간 15차전을 6-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헨리 소사가 9이닝 8피안타 1볼넷 무실점 완봉승으로 마운드를 이끌었다.
타선에서는 유강남의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이날 경기 결승점은 유강남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유강남은 2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KIA 선발 심동섭 상대로 중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그러나 이날 잠실에서 가장 빛난 별은 소사도, 유강남도 아니었다. 박용택이 KBO리그에 큼지막한 발자취를 남기며 이날의 주인공을 자처했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박용택은 1회 첫 타석을 삼진으로 마쳤다. 그러나 박용택의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박용택은 팀이 1-0으로 앞선 2회 2사 1·2루에서 두 번째 타석을 맞았다. 박용택은 KIA 선발 심동섭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 그사이 2루주자 문선재가 홈을 밟으며 LG가 2-0으로 달아났다.
이 안타는 KBO리그의 두 가지 역사를 만들었다. 우선 박용택 개인 통산 2,200번째 안타다. 2002년 LG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박용택은 16년 동안 트윈스의 줄무늬 유니폼만 고집했다. 'LG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말은 박용택을 빼놓고 나올 수 없었다. 단순히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는 아니었다. 박용택은 이날 전까지 1919경기에서 타율 3할9리(7122타수 2199안타), 192홈런, 1041타점, 1112득점으로 간판 타자 노릇까지 도맡았다.
안타 한 개를 추가한 박용택은 개인 통산 2,200안타 고지에 올라섰다. 이는 KBO리그 역대 2번째 대기록. 박용택에 앞서 양준혁(은퇴)이 달성한 바 있다. 이날 2안타를 기록한 박용택이 118안타만 더 추가하면 양준혁을 넘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낸 선수로 등극한다. 올 시즌까지의 모습을 본다면 늦어도 다음 시즌 중반쯤에는 충분히 달성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박용택은 2012시즌 152안타를 시작으로 2013시즌(156안타), 2014~2015시즌(이상 159안타), 2016시즌(176안타)까지 5년 연속 150안타를 기록했다. 박용택 이전까지 '연속 시즌 150안타' 기록은 3년까지가 한계였다. 박용택은 이미 2015시즌 4년 연속 150안타로 이 부문 역사를 쓴 바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2년 연속 승리하며 6년 연속 150안타 고지까지 등정했다.
박용택은 LG 유니폼을 입고 매 시즌 제 역할을 다해왔다. 타격왕(2009시즌·.372)과 도루왕(2005시즌·43도루)에 한 차례씩 올랐다. 또한 LG 프랜차이즈 최초로 1000타점-1000득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꾸준함이 없으면 일궈낼 수 없는 기록이다.
LG 팬들 사이에는 박용택 이름 마지막 글자 '택' 앞에 다양한 단어를 붙이는 문화가 있다. 가령, 뜨거운 타격감을 선보일 때는 '용암택', 롯데 홈구장인 사직 야구장에서 맹타를 휘두를 때는 '사직택'이 되는 식이다. 김태균(한화)을 뛰어넘는 별명부자. 박용택은 숱한 별명 중 '팬덕택'을 가장 마음에 들어한다. 늘상 팬들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는 박용택이기에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반대로 LG가, 그리고 LG 팬들이 여전히 가을야구 향한 희망을 품는 이유는 단언컨대 '택덕택'이다. /ing@osen.co.kr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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