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택시운전사' 800만 돌파가 주는 의미(ft.송강호)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8.14 13: 05

 개봉하자마자 거침없는 속도로 흥행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가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2017년 최고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택시운전사’는 오늘(14일) 오전 7시를 기준으로 801만 9796명(영진위 제공)을 돌파했다. 개봉 13일 만에 세운 기록이다. 천만 관객 돌파까지 199만 여명을 남겨놓고 있다는 점에서 올 첫 번째 천만 고지에 오를 영화로 점쳐지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천만 영화를 놓고 이른바 ‘하늘이 점지한 영화’라고 부른다. ‘택시운전사’에서 서울의 택시기사 김만섭 역을 맡은 배우 송강호가 앞서 영화 ‘변호인’(2013), ‘괴물’(2006)로 천만 배우 영예를 안은 바 있기에 가능성이 높다는 것. 두 작품이나 천만 관객을 모은 배우이니 웬만해선 흥행한다는 믿음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봉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8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것은 따져볼 가치가 있다. 대중에게 얼마나 파급력 있는 배우가 출연했느냐는 점과 영화를 통해 감독이 전하려하는 메시지, 그간의 필모그래피, 실력 있는 제작진이 모였느냐는 것이 천만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택시운전사’는 흥행요소를 갖췄다고 평가된다. 한국인들이 믿고 보는 배우로 등극한 송강호와 유해진,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30대 기대주 류준열의 만남과 5.18이라는 사건을 겪은 인간의 본질과 고민, 희로애락을 섬세하면서도 실감나게 그려내며 관객들과 깊게 교감을 나눴다.
‘택시운전사’는 알려진 대로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1980년 5월의 광주에서 일어난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건데, 계엄령이 내려진 광주에서 삼엄한 통제를 뚫고 유일하게 사건을 취재해 전 세계에 군부독재의 실상을 알린 독일기자 故 위르겐 힌츠페터. 그리고 그를 태우고 광주로 간 택시기사 김사복씨를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물론 송강호가 연기한 김만섭은 알려진 바 없는 김사복을 모티프로 한 가상의 인물이다.
5월의 광주를 소재로 한 영화는 부채의식 때문에 비통한 울음을 터뜨리며 지켜봐야만 하는 힘겨움이 있었는데, 물론 ‘택시운전사’도 아프게 다가오지만, 광주 사람이 아닌 두 명의 인물을 통해 바라본다는 점에서 비교적 '그 날'을 객관적으로 담았다.
무엇보다 ‘택시운전사’의 관전 포인트는 송강호이다.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많은 대표작 속에서 그는 언제나 가장 송강호다운 연기로 관객과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매번 같은 송강호이지만 우리는 항상 다른 송강호를 만나고 있다. 통일적이고 연속적이며,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송강호의 힘은 여기서 비롯되는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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