웽거, 독기 섞인 농담.... "아직도 아스날 감독이어서 미안해"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8.05 15: 13

아스날의 전설 아르센 웽거 감독이 독을 품었다. 
웽거 감독은 5일(이하 한국시간) 첼시와 2017 - 2018 시즌 커뮤니티 실드를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단단히 칼을 갈고 나온듯했다.
지난 시즌 말미 자신을 향한 팬들의 야유와 언론의 비판이 내심 서운했든지 웽거 감독은 커뮤니티 실드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가 아직 여기 아스날 감독직에 있어 미안한다. 당신들이 나를 죽이고 싶어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나는 여전히 살아남았다"고 독기 섞인 농담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시즌 부진에도 불구하고 아스날이 웽거 감독과 2년 재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아스날 팬들은 웽거 감독의 유임에 야유를 보냈지만, 다른 팀들이 열렬한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북런던 라이벌' 토트넘 팬들은 지난 5월 1일 EPL 35라운드 경기를 승리한 이후 웽거 감독의 유임을 원한다는 연신 메시지를 흔들며 환호하기도 했다. 
해외 외신들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웽거 감독의 연임을 원한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머플러까지 토트넘 팬들에게 판매되고 있다. 웽거 감독은 토트넘 팬들의 놀림감이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시즌 부진으로 인해 웽거는 아스날의 상징에서 조롱으로 전락한 것이다. 
지난 시즌 5위에 그친 아스날은 웽거 부임 이후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에 실패했다. 그렇지만 아스날은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 첼시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웽거 감독은 사람들의 지나친 요구 기준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아스날이 UCL에 나갈 때 사람들은 나한테 트로피를 얻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FA컵이라는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니깐, 왜 UCL 진출권을 획득하지 못햐나고 항의하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웽거 감독은 팬들이나 언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감독직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비판에는 이제 익숙하다. 앞으로 나는 내 직업과 내가 할 수 있는 일, 모든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mcadoo@osen.co.kr
[사진] 1. 웽거 감독 2. 프리 시즌 경기장에 난입해 웽거 감독에 소리 치는 아스날 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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