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7월 ERA 1.87' 이재학, 2013년 모드 가동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29 21: 35

시즌 초 고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이재학(27·NC)이 7월의 마지막 등판까지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값진 투구였다.
NC는 29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을 3-4로 패했다. 3-3으로 맞선 8회 2사 만루서 밀어내기 1실점하며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그러나 선발투수 이재학만큼은 잘 버텼다. 이재학은 결승타 이전에는 마운드에서 잘 버텨낸 이재학이 있었다. 이재학은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올 시즌 초 이재학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재학은 첫 2경기에 모두 선발등판했으나 4⅔이닝 평균자책점 17.36을 기록하며 2패만을 떠안았다. 피안타율은 4할4푼, 피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188에 달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두 경기 만에 이재학을 1군 말소했다. 토종 선발진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NC로서는 과감한 선택이었다. 단순히 열흘을 채우고 불러들이지도 않았다. 이재학은 꼬박 34일 만에 1군의 부름을 다시 받았다.
그러나 돌아와서도 부진이 거듭됐다. 이재학은 5월 14일 1군 복귀 후 9경기에 선발등판했으나 41이닝 소화에 그치며 3승2패, 평균자책점 6.15를 기록했다. 말소 이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마지막 두 경기 합쳐 4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12실점을 기록했다. 이 두 경기 평균자책점은 27.00. 전반기 첫 두 경기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다.
김경문 감독은 또 한 번 칼을 빼들었다. 이번에는 불펜행이었다. 이재학은 7월 시작과 동시에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재학은 7월 불펜등판 세 경기서 7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제로를 기록했다. 앞선 선발등판에서는 볼 수 없던 안정감이었다.
감을 잡은 이재학은 후반기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재합류했다. 이재학은 두 경기서 10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이닝 소화가 조금은 아쉬웠지만 피안타율(.263)과 피OPS(.691) 모두 기하급수적으로 끌어내렸다.
28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 감독은 "불펜에서 심기일전 후 후반기 잘해주고 있다. 10승을 꾸준히 한 선수 아닌가. 이기는 법을 안다. 이재학의 컨디션이 살아나야 팀도 좋아진다"라고 흡족해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입원한 김경문 감독이 부재했지만, 이재학은 그 기대를 충족했다. 1회부터 수비가 그를 돕지 않았다. 이재학은 1회 선두 정현의 실책 출루와 3안타로 2실점했다. 하지만 정현 타구 때 지석훈의 실책은 물론 이진영의 좌전 안타, 박경수의 내야 안타 때도 내야 수비의 집중력이 아쉬웠다. 2실점 모두 비자책점.
그러나 이재학은 굴하지 않았다. 2회와 3회 모두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무실점. 4회부터 6회까지는 깔끔한 삼자범퇴였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재학은 2사 2루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원등판한 원종현이 안타를 맞아 이재학의 실점이 늘어났고 패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NC는 8회 나성범의 홈런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재학의 패전이 지워진 것.
이재학의 7월 평균자책점은 무려 1.87에 달한다. 6월까지의 모습과 완전히 딴판. 2013시즌 27경기서 156이닝을 소화하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던 '신인왕 시즌'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NC의 패배에도 이재학의 가치는 빛났다. /ing@osen.co.kr
[사진] 수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