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땀 뺀 롯데, 9회 6점차 리드도 방심은 금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7.27 06: 16

9회 6점차 리드도 안심 못한다. 4연승 과정에서 진땀을 뺀 롯데 이야기다. 
롯데는 26일 사직 한화전에서 9-8로 승리하며 4연승을 달렸다. 5위 LG에 1.5경기 차이로 따라붙으며 5강 경쟁에 불을 지폈지만 마지막 순간 진땀을 빼야 했다. 9회에만 대거 5실점하며 자칫 경기를 내줄 뻔했다.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는 진리를 새삼 확인했다. 
이날 경기는 일방적인 롯데 흐름이었다. 1~2회 한화 내야진이 우왕좌왕한 사이 5득점을 몰아친 롯데는 6회 손아섭의 투런포까지 터지며 8-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7회부터 1루수 이대호와 포수 강민호를 빼며 체력안배에 신경을 썼다. 지극히 정상적인 경기 운용이었다. 

그러나 9-3, 6점차로 여유 있게 리드한 9회 뜻밖의 상황이 전개됐다. 3번째 투수로 올라온 강동호가 1사 후 최진행에게 볼넷을 내준 뒤 폭투를 범했고, 김원석에게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정경운 타석에서 1~2구 연속 볼을 던지자 김원형 롯데 투수코치가 올라왔다. 
9-4, 5점차 리드였지만 흐름이 미묘하게 흘러가자 필승조 배장호가 투입됐다. 4일 휴식을 취한 배장호는 그러나 정경운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정근우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1사 만루에서 강판됐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던 마무리 손승락 카드을 꺼내들었다. 3일 휴식, 세이브 요건이었다. 
손승락은 1사 만루 위기에서 이용규를 2루 땅볼 유도했다. 그러나 롯데 2루수 앤디 번즈가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고, 주자 2명이 한꺼번에 홈에 들어왔다. 9-6, 1사 2·3루에서 손승락은 김태균을 루킹 삼진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지만 윌린 로사리오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9-8, 순식간에 1점차까지 쫓겼다. 2사 1루, 동점 주자까지 나간 상황에서 손승락은 송광민에게 3구째 우측 폴을 살짝 벗어난 홈런성 파울까지 맞았다.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바로 다음 4구째 공으로 2루 땅볼을 유도, 가까스로 1점차 승리를 완성했다. 9회에만 순식간에 5점을 허용하며 진땀을 뺀 4연승이었다. 
타고투저 흐름이 지배하고 있는 KBO리그에선 한순이라도 방심해선 안 된다는 것이 나타난 경기였다. 롯데 벤치의 주전 선수 휴식, 추격조 투수 투입은 정상적인 기용법이었지만 그마저도 돌다리를 두드려야 한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올 시즌 5점차 이상 리드 경기가 역전된 것은 7경기로 전체 463경기에서 1.5%에 불과한 확률로 희박하지만, 그 희생양이 되면 후유증을 무시할 수 있다. 시즌 후반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마음을 졸인 롯데 승리투수 송승준은 "역시 야구는 마음가짐, 하나로 뭉치는지가 중요하다. 한화도 마지막 이닝에 점수를 내면서 따라붙었다. 어느 팀이든 지고 있더라도 하나로 뭉쳐서 따라가면 그게 제일 무서운 팀이다"고 이야기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 역시 "경기 후반 흐름이 좋지 않았다. 잘 추슬러 내일(27일) 경기에는 더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사진]강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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