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의 신들린 마운드 운용, 대표팀 사령탑 발탁 배경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7.24 09: 14

야구는 투수 놀음. 특히 단기전에서는 투수진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투수의 능력과 운용 계획에 따라 메달 색깔이 달라진다. 선동렬 전 WBC 투수 코치가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에 선임된 가장 큰 이유다. 
선 감독은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에 투수 코치로 참가해 한국 마운드를 철벽으로 만들어 4강 신화를 일궈냈고 2007년 아시아선수권, 2015년 프리미어12를 비롯해 2017년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각종 대회에 투수 코치로 활약했다. 
특히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는 김인식 감독을 보좌해 상황에 적절한 투수 교체와 운영으로 대표팀을 초대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선 감독은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신들린 투수 교체로 찬사를 받았다. 

대회 기간 내내 투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하고 적재적소에 알맞은 투수를 투입한 선 감독의 안목은 많은 칭송을 받았다. 대표팀 전체를 한 명의 에이스로 바꿔놓은 것과도 같았다. 최종 엔트리가 확정된 뒤 계속해서 에이스 부재가 문제로 지적됐지만 불펜 활용의 대가인 선 감독은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놓았다. 
6승 2패를 기록한 한국은 승리한 경기에서 한 번도 3점 넘게 내준 경우가 없었다. 역전승이 두 번 있었던 것도 마운드가 상대 공격을 막으면서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든 덕분이다. 가장 중요했던 준결승 한일전에서 선 감독의 교체 타이밍 포착 능력은 빛을 발했다. 
당초 김인식 감독이 계획했던 투구 수(60개)를 훌쩍 넘겨 95개를 던진 이대은이 3⅓이닝을 끝으로 내려간 뒤 대표팀은 이대은이 남겨둔 주자가 들어온 것을 제외하곤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차우찬-심창민-정우람-임창민-정대현-이현승이 5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는데 차우찬이 일본 타선의 상승세를 차단한 뒤 나온 심창민이 두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자 선 감독은 2명만 상대한 그를 과감히 내리고 정우람으로 흐름을 끊었다. 그리고 임창민이 일본을 막는 사이 타선이 4득점해 4-3으로 역전하자 정대현-이현승으로 남은 1이닝을 잘게 썰어 틀어막았다. 냉철한 판단, 과감한 결단이 불펜 5⅔이닝 무실점을 만들었다. 
삼성 사령탑 시절 극강 마운드 구축에 큰 공을 세웠던 선 감독의 투수 운용 능력에 이견을 제기하는 이는 없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갖춘 투수들을 활용하는 면에서는 누구도 그를 따라가기 힘들다. 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