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주 척척' 류지혁. 두산 상승세의 숨은 '만능 백업'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7.24 08: 00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10경기 9타수 6안타' 두산 베어스의 류지혁(23)이 백업 선수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류지혁은 지난 23일 잠실 한화전에서 6회초 수비 때 허경민의 대수비로 출장했다.
공·수 모두 완벽한 활약을 펼쳤다. 7회초 한화의 공격 때 2사 1루 상황에서 로사리오의 땅볼 타구를 달려나오면서 잡아 재빠르게 1루로 송구했다. 다소 자리 짧은 타구였던 만큼 류지혁의 빠른 발과 정확성 있는 송구가 빛났다.

수비에서 좋은 보여준 가운데 타석에서도 류지혁의 자신의 가치를 알렸다. 1-4로 지고 있던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안타를 쳐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후속타자 최주환과 정진호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두산은 4-4로 균형을 맞췄다.
9회 대역전극의 순간에도 류지혁이 있었다. 두산은 8회초 3실점을 했지만 8회말 김재환의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갔다. 그리고 9회말 선두타자 박세혁이 상대의 실책과 폭투로 2루를 밟았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류지혁은 정우람과 7구의 승부를 펼친 끝에 좌익선상 방면 2루타를 쳤다. 박세혁은 홈으로 들어왔고, 두산은 6-7로 추격에 나섰다. 류지혁은 이후 정진호의 적시타로 동점 득점에 성공했고, 결국 이후 끝내기 폭투가 나오면서 두산은 8-7로 경기를 잡았다. 두산은 4연승을 달렸다.
호수비에 2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완벽한 활약을 펼쳤던 류지혁은 경기를 마치고 "매순간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좋은 결과가 됐다. 특히 다음 타자가 (최)주환이 형이라서 어떻게든 연결해준 생각으로 들어섰고,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낸다는 생각으로 연결만 하자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류지혁은 6월 중순부터 말까지 김재호가 허리 부상으로 빠지면서 주전으로 나섰다. 그러나 올 시즌 선발로 나선 21경기에서 류지혁은 타율 2할3푼6리에 머물렀다. 특히 찬스 상황에서 아쉽게 물러나는 일이 몇 차례 발생하면서 류지혁은 부담을 갖게 됐고, 장점이던 수비까지 영향을 미쳐 실책으로 이어졌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류지혁은 남모를 마음고생을 했다.
류지혁은 "실수를 하고 난 뒤 빨리 잊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그게 어려웠다"라며 당시의 힘들었던 순간을 이야기했다. 이어서 그는 "주변의 형들도 자신들도 많이 그랬다고 이야기해주며 힘을 불어 넣어줬다. 어차피 내가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더 연습하고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6할6푼7리를 기록하는 등 타격 안정과 함께 수비도 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마음고생을 덜어낸 듯 싶었지만, 류지혁은 "솔직히 아직까지는 긴장되고, 100%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며 "주어진 기회 속에서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스스로 주문을 건다. '내가 제일 잘한다',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을 항상 마음에 품고 자신있게 경기에 나서려고 한다"고 밝혔다.
공격과 수비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주루에서도 류지혁은 제 몫을 하고 있다. 전형도 주루코치는 "(류)지혁이가 매우 뛰어난 주루 센스를 가지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류지혁은 6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탁월한 주루센스에 대해 류지혁은 오히려 전형도 주루코치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2군에서 있을 때 타격, 수비 모두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그나마 발이 조금 빨라서 할 수 있는 것이 주루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전에 전형도 코치님이 2군 코치님이셨을 때 주루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자신있고 편하게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내가 자신있는 것을 그나마 더 편하게 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류지혁은 남은 시즌 목표에 대해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내 역할을 다 하면서, 팀에 폐 끼치지 않고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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