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신임감독, 태극마크 체질 증명할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24 08: 33

2015 프리미어 12 당시 불펜진 ERA 0.91 
'작두 탄 투수 교체'의 명성, 사령탑으로도 발휘될까 
현역 시절 '무등산 호랑이'다웠던 위력투부터 코치 시절 작두 탄 투수교체까지, 태극마크만 달면 펄펄 날았던 대표적인 인물인 선동렬(52). 과연 사령탑을 잡고도 '태극마크 체질'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KBO는 2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동렬 전 KIA 감독을 임명한다'라고 전했다. 사령탑으로 첫 행보는 오는 11월 일본 도쿄돔서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선 감독은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까지 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태극마크만 달면 그 위용이 몇 배로 뛰었던 선동렬 감독은 지휘봉을 잡고도 그 면모를 유지할 수 있을까.
선 감독은 고려대 입학 후 1981년 제 1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에 나서 초대 우승을 이끌었다. 이듬해에는 19세 나이로 성인 대표팀에 뽑혀 서울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 우승을 이끌었다.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 한대화의 극적인 홈런으로 유명한 대회지만 정작 MVP는 선동렬 감독이었다. 선 감독은 당시 4경기서 완봉승 한 차례 포함 3승, 평균자책점 0.31로 호투했다. 이어 1984년 LA 올림픽에서도 16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0.56으로 빼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선동렬 감독은 1985년 해태(KIA의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만 해도 프로선수는 대표팀에 차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고 마운드에 오르는 그를 더는 볼 수 없었다. 물론 그럼에도 그 자취는 선명하게 남았다.
선동렬 감독이 다시 태극마크를 단 건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당시 삼성 지휘봉을 잡고 있던 그는 김인식 감독의 부름에 즉각 응했다. 당시 한국은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 등 메이저리거에 손민한, 박명환 같은 KBO리그 스타들로 투수진을 꾸렸다. 개성 강한 이들을 한 데 묶은 건 물론 적절한 타이밍의 투수교체로 4강의 기적을 이끌었다. 코칭스태프로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셈이었다.
2012년부터 3년간 맡았던 KIA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야인으로 지내던 선 감독은 2015 WBSC 프리미어12 투수코치로 또 한 번 김인식 감독을 보필했다. 이때 선동렬 감독의 진가가 발휘됐다. 이 대회 8경기에서 한국 투수진 평균자책점은 2.00. 그러나 불펜진은 29⅔이닝을 소화하며 3실점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0.91에 그쳤다. 대회 우승에 단연 일등공신이었다. 물론 이러한 공로가 전부 선 감독 덕분이라고 하면 어폐가 있지만, 적절한 타이밍의 교체로 작두탄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선동렬 감독은 당시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이다"라며 몸을 낮췄지만 투수진 운용만큼은 따라갈 이가 없다는 평가다. 프로 팀을 맡았을 때도 단기전에서 기막힌 투수 운용으로 재미를 봤다.
2017년 4회 WBC에서도 투수코치를 맡았던 선 감독은 1년이 채 되기 전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과연 그가 태극마크 체질임을 증명하며 또 한 번의 기적을 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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