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투. 한 점 차 리드 속에서 5아웃을 잡아야 하는 상황. 게다가 1사 2·3루 위기의 등판까지. 여러 모로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롯데의 '클로저' 손승락은 끄떡없었다.
롯데는 2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전을 4-3으로 승리했다. 엎치락뒤치락했던 경기. 2-3으로 뒤진 7회 이대호의 동점 적시타, 8회 앤디 번즈의 역전 솔로포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나 2이닝이 남아있었다. 거기에 상대 KIA의 위용이 만만치 않았다.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29번의 역전승으로 이 부문 리그 1위에 올라있었다. 반면 롯데는 역전패 21번으로 최다 4위. 이 둘의 맞대결인 데다 한 점 차 승부. 롯데로서 마냥 쉽지는 않았다.
거기에 KIA는 올 시즌 7회까지 뒤진 경기서 승률 2할5푼(7승21패)으로 역시 리그 1위였다. 언뜻 적어보이지만, 이 부문 리그 평균은 8푼2리에 불과했다. 리그 평균보다 1할8푼 이상 높은 승률인 셈이다.
롯데는 4-3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배장호를 올렸다. 그러나 배장호는 최원준과 김선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어 이명기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위기. 롯데 벤치의 선택은 손승락이었다.
손승락은 전날(20일) 울산 삼성전서 1이닝 2탈삼진 퍼펙트 투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틀 연속 등판이었다. 하지만 손승락은 연투시 더 강해졌다. 올 시즌 손승락은 2연투한 10경기서 11⅓이닝을 소화하며 6세이브,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 중이었다. 피안타율은 2할1푼. 3연투는 없었다.
그리고 손승락은 통계에 수렴했다. 희생플라이만 나와도 동점이 되는 상황. 분명 부담스러웠지만 손승락은 첫 타자 김주찬을 우익수 뜬공으로 솎아냈다. 타구가 짧았던 데다 우익수 손아섭의 어깨가 강한 탓에 발빠른 최원준도 홈을 밟지 못했다. 이어 손승락은 로저 버나디나를 공 1개로 3루 땅볼 처리했다. 단 3구 만에 1사 1·3루 위기를 지운 것이다.
롯데는 9회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한 점이라도 뽑아냈다면 손승락의 부담을 한결 덜 수 있었다. 그러나 김문호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손승락은 선두 최형우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조원우 롯데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다. 손승락은 평정을 찾아 안치홍을 투수 앞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어 김호령마저 잡아내며 시즌 16세이브 째를 따냈다.
눈부신 5아웃 역투. 여러 가지 부정적 요소도 손승락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ing@osen.co.kr
[사진] 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