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위즈랜드] kt의 조금 특별했던 세 번째 올스타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17 10: 30

2015년 7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 동안 수원 kt위즈파크에서는 2015 올스타전 행사가 차례로 진행됐다. KBO는 kt의 1군 진입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올스타전 개최지를 수원으로 선정했다. 1군 진입 첫 시즌이었던 '막내' kt로서는 형들을 홈으로 초대해 큰 축제를 별탈 없이 치렀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시간. 지난 주말 kt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내려가 창단 후 세 번째 1군 올스타전을 치렀다. 앞선 2년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kt에게 이번 올스타전은 특별했다. 1군 진입 3년 만에 처음으로 팬 투표로 올스타전에 뽑힌 선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클로저' 김재윤이다. 드림 올스타 마무리 투수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그는 팬 투표에서 92만 1645표를 받으면서 1위를 차지했다. 선수단 투표에서도 148표를 1위를 차지한 김재윤은 kt 창단 최초로 올스타전 베스트12에 선정됐다.

아울러, 감독 추천 선수로 '캡틴' 박경수와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 포수 이해창이 발탁됐다. 박경수는 kt 소속으로 3년 연속 올스타전에 나서게 됐으며, 김재윤, 피어밴드와 이해창은 올스타전이 처음이었다.
지난 13일, 퓨처스리그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수원 kt위즈파크서는 kt와 삼성의 시즌 12차전이 열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최다 8연패 늪에 빠졌던 kt는 정현의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전반기 마지막 단추를 잘 뀄다. 경기가 끝났음에도 kt 관계자들은 분주했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팬들에게 준비한 선물이 있기 때문이다.
kt는 이번 올스타전을 앞두고 참가 선수 네 명의 얼굴이 프린팅된 티셔츠를 주문 제작했다. 선수들은 kt 유니폼을 입고 올스타전을 찾은 팬들에게 이 티셔츠를 직접 전달했다. 자신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팬들에게 답례한다는 의미다. 판매 계획은 없다. 때문에 제작 수량 자체도 50벌로 적었다. kt 관계자는 "대구가 워낙 먼 탓에 많은 팬들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티셔츠를 받아본 피어밴드의 표정은 밝았다. 피어밴드는 올스타전을 앞둔 팬사인회 현장에서 "실물이랑 아주 비슷하게 나온 것 같지 않나"라고 되물은 뒤 "전 소속팀 넥센에서도 선수단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올스타를 기념한 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어밴드는 "자녀들에게도 이 티셔츠를 전해줄 계획이다"라며 미소지었다.
선수들은 팬사인회 현장에서 부지런히 kt 팬들에게 선물을 전달했지만 준비한 수량이 조금 남았다. 선수들은 경기 준비를 위해 이동해야 하는 상황. 결국 kt 직원들이 직접 팬들을 찾아나섰다. 라이온즈파크 곳곳에는 생각보다 많은 kt 팬들이 자리했다. 결국 홈런 레이스 시작도 전에 준비한 수량을 소진할 수 있었다.
티셔츠를 전해받은 팬들은 신기해했다. 'kt 원년 팬'을 자처하는 이재진(35) 씨는 티셔츠를 받은 뒤 "솔직히 kt가 아직 팬층이 두터운 건 아니지 않나. 그런데도 김재윤이 팬 투표 1위에 선정됐다. 이는 다른 구단 팬들이 김재윤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최고 마무리 투수가 되어간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올스타전을 보기 위해 수원에서 대구까지 내려온 이호은(25) 씨 역시 티셔츠를 받았다. 그는 "김재윤이 드림 올스타 마무리 투수 부문 팬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게 때문에 대구까지 왔다"라며 "솔직히 김재윤은 이 옷의 그림보다 실물이 더 나은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지난해 워터 페스티벌 때는 선수들이 직접 팥빙수를 갈아줬다. 맛이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그 자체가 신기했다"라고 추억했다.
실제로 kt는 '원정 마법사'라는 이름의 원정 응원단을 구축하고 있다. 아직 팬층이 두텁지 않음에도 지방까지 찾아주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다. 이번 티셔츠 전달 행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kt 선수단 전원은 홈 경기서 승리한 날 1루 측 익사이팅존에 앉은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한다. 이 역시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김진욱 kt 감독은 늘 "팬들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 보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한다.
팬들과 스킨십을 주저하지 않는 kt. 어느 순간 kt가 전국구 구단으로 거듭나는 '마법'이 일어난다면, 그 비결은 바로 지금의 스킨십이 아닐까. /kt 위즈 담당기자 ing@osen.co.kr
[사진] k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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