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악몽 탈출' 페트릭, 이제 꽃길만 걷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7.06 10: 30

재크 페트릭(삼성)이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벗어났다. 역대 KBO리그 선발 투수 한 경기 최다 실점 이후 추락의 우려가 컸으나 보란듯이 일어섰다. 
6월 29일 광주 KIA전. 페트릭에겐 가장 잊고 싶은 하루였다. 2이닝 1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4실점. 뜨겁게 달아오른 KIA 타선에 만신창이가 되도록 얻어 터졌다. 지켜보는 사람들 조차 안쓰러울 만큼. 
6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페트릭은 안정감을 되찾았다. 5일 포항 롯데전서 올 시즌 9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7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를 달성하는 등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다 했다. 페트릭은 2-3으로 뒤진 7회 장원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은 롯데와 접전 끝에 6-5 짜릿한 승리를 연출했다. 선발승을 거두지 못했으나 악몽에서 벗어난 모습 자체 만으로도 큰 소득이 아닐 수 없다. 

경기 후 기자와 만난 페트릭은 "지난 등판 이후 좋은 흐름을 타게 돼 만족스럽다.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바뀐 건 전혀 없었다. 공격적으로 승부하면서 직전 등판의 영향으로 위축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KIA전 부진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그러자 페트릭은 "그날 이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정신적으로 위축될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등판하고 싶었다. 컨디션과 구위 모두 좋아 자신있었다. 잘 던져 다행이다"고 선한 미소를 지었다. 
신인 포수 나원탁과의 호흡 또한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 배터리 호흡을 맞췄는데 서로 알아가야 할 게 있어 걱정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6회까지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공을 돌렸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페트릭 또한 "넘어야 할 산을 지났으니 내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자기 반성도 빼놓지 않았다. 공 하나로 리드를 내준 게 너무 아쉽다. 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리드를 지키지 못한 건 내 탓"이라는 게 페트릭의 말이다. 
포수 나원탁은 "이전 등판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경기 전 불펜에서 공을 받아보니 구위가 워낙 좋아 낮게 던지면 된다고 판단했다. 페트릭이 나의 리드에 단 한 번도 고개를 흔들지 않은 점이 정말 고마웠다"고 인사를 건넸다.
우려와 달리 아픔을 잘 이겨낸 페트릭. 이제 꽃길만 걷자.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