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기쁨과 아쉬움 교차한 삼성의 6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7.01 10: 13

삼성의 6월은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6월 한달간 13승 12패 1무로 올 시즌 처음으로 월간 5할 승률(.520)을 돌파했고 21일 잠실 LG전서 73일 만에 탈꼴찌에 성공했다. 6월 들어 5차례 위닝 시리즈에 성공하는 등 6월 대공세를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갔다. 또한 열세를 보였던 LG, kt, 한화와의 승패 격차로 좁혔다. 
마운드를 살펴보자. 윤성환은 팀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3승)를 쌓으며 선발진을 이끌었다.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백정현 대신 선발 마운드에 오른 김대우가 2승을 거두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 놓았다. 계투진도 한층 탄탄해졌다. '장충 듀오' 장원삼과 최충연이 계투진에 가세한 뒤 뒷심이 강해졌다. 그리고 소방수 장필준이 김상수(넥센)와 더불어 6월 최다 세이브 1위(7개)에 오르는 등 뒷문을 확실히 지켰다. 
타자 가운데 다린 러프와 구자욱의 방망이가 뜨거웠다. 러프는 월간 타점 1위(31개)에 오르는 등 타율 3할5푼6리(90타수 32안타) 5홈런 31타점 16득점으로 4번 타자의 위용을 제대로 발휘했다. 삼성팬들은 실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러프가 삼성에서 오랫동안 뛰길 바라는 의미에서 '러프의 여권을 빼앗아야 한다'는 귀여운 협박을 하기도 했다. 

어느덧 사자 군단의 기둥이 된 구자욱의 활약도 빛났다. 타율 3할3푼3리(102타수 34안타) 4홈런 21타점 26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올해부터 외야로 수비 범위를 넓힌 구자욱은 명품 수비를 연출하며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만점 역할을 했다. 김한수 감독은 "중심 타선이 좋아졌다. 3번 구자욱과 4번 러프가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가장 먼저 20도루 고지에 선착하는 등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는 박해민은 6월 한달간 12차례 베이스를 훔치며 대도 본능을 발휘했다. 
삼성팬들 사이에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 "삼성 야구가 정말 흥미진진하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성적이 오르면서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었다. '용두사미'라는 사자성어처럼 시작은 좋았으나 끝은 그렇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4월의 부진 재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가운데 아쉬운 경기를 꼽는다면 14일 포항 kt전, 25일 대구 한화전, 29일 광주 KIA전이 대표적이다. 14일 경기에서 4회까지 5-1로 앞서 갔으나 5회 수비 실책 이후 집중타를 얻어 맞으며 7-5로 패했다. 
25일 경기 또한 아쉬운 건 매한가지. 7-6으로 앞선 9회 정근우에게 동점 솔로 아치를 얻어 맞은 삼성은 연장 10회 2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구자욱의 중전 안타 때 2루 주자 이지영이 홈으로 쇄도했으나 아웃. 삼성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하지만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상황이었다. 모든 사람이 수긍할 만큼 완벽한 판정은 아니었다. 결국 7-7 무승부로 끝나며 헛심만 썼다. 
29일 경기는 굴욕과도 같았다. 선발 재크 페트릭이 14실점하면서 KBO리그 역대 선발 투수 한 경기 최다 실점 및 자책점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아쉬운 수비도 있었다. 이날 패배를 두고 144경기 가운데 1경기일 뿐이라고 여긴다면 오산이다. 1패이긴 하지만 경기 결과와 내용 모두 엉망이었다. 이날 대패를 되돌아보고 이를 교훈삼아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드디어 여름이 왔다. 찜통 더위에 강한 삼성이 '대프리카 DNA'를 발휘한다면 6월보다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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