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유출하지 말아주세요."
하루 차이로 개봉한 영화 '리얼'(이사랑 감독)과 '옥자'가 본격적으로 관객을 만나기도 전에 불법유출을 막기 위한 호소에 나섰다. 얄궂게도 두 편 모두 개봉 당일 스크린을 찍은 사진과 영상 등이 불법유출되는 피해를 입게 된 것.
'리얼'은 개봉 당일인 지난 28일 영화관에서 촬영된 듯한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특히 불법유출된 분량은 설리의 노출신을 비롯해, 김수현과 설리의 정사신 등을 담고 있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를 촬영해 유출하는 것은 엄연히 저작권법 위반이다. 그러나 일부 관객은 개봉과 동시에 영화관을 찾아 촬영을 감행한 후, 이를 온라인에 유출시키며 이제 막 개봉한 '리얼'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리얼'은 개봉 전부터 설리의 전라 노출 등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이끌어낸 높은 수위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런데 이러한 관심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 결국 불법유출까지 이르게 된 것.
이에 제작사 코브픽쳐스 측은 "본 작품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복제하거나 촬영해 동영상 또는 스틸컷으로 온·오프라인에 배포하는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과 별도로 복제, 배포된 장면에 등장한 배우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역시 민, 형사상의 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 이후 불법적인 유출에 대해서는 강경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옥자' 역시 불법유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옥자'는 29일 0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됐고, 이후 같은 날 오전부터 국내 약 80개 극장을 통해 일제히 개봉됐다. 인터넷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하는 넷플릭스의 특성상 불법유출에 대한 우려는 일찌감치 제기됐던 것이 사실. 이러한 우려처럼 '옥자'는 개봉 첫 날인 오늘(29일) 개봉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각종 P2P 사이트에 불법 파일이 버젓이 유출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넷플릭스는 불법유출과 관련해 전담팀이 이를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 측은 OSEN에 "고객들에게 불법 파일 유출 신고를 수 차례 받았다"며 "신고를 받는 즉시 담당 부서에서 삭제 조치 등 불법 파일에 관한 처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얼'과 '옥자'는 좋은 영화를 만들었다고 홍보하기도 전에, 유출하지 말아달라고 읍소하는 기막힌 일에 휩싸이게 됐다. 이러한 이슈조차 관심의 증거라면 증거겠지만,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고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올바른 관심의 방향이 아닐까. 일부 관객의 양심이 필요한 때다. /mari@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