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개봉] 동시개봉 '옥자', 슈퍼돼지는 新 시대의 아이콘이 될까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6.29 06: 20

슈퍼돼지 옥자가 우여곡절 끝에 오늘(29일) 스크린에 당도한다. 상영 방식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었던 영화 '옥자'(봉준호 감독)는 논란 속에 서울극장, 대한극장 등 전국 약 100여 개의 극장에서 전격 개봉한다. 넷플릭스를 통해서는 이미 오늘(29일) 0시 전 세계 190여개국에 동시 공개됐다. 봉준호 감독이 탄생시킨 슈퍼돼지 옥자는 새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작은 극장으로 간 큰 영화 '옥자'가 과연 관객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줄거리: 옥자는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10년 동안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옥자와 미자 앞에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고, 옥자는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위해 뉴욕으로 끌려가게 된다. 옥자를 지켜야만 하는 미자.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무작정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서게 된다. 
극비리에 옥자를 이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동물보호단체 ALF까지,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선 미자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진다. 

'옥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와 다국적 기업의 저열한 욕망이 키워낸 슈퍼돼지의 우정을 통해 동물과 자연, 그리고 인간과 자본주의에 대해 다루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특유의 통찰력 있는 시선과 봉준호식 풍자 화법을 통해 자본주의 속의 생명 경시를 그려내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옥자'는 누군가에게는 가족이고, 누군가에게는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고기이며, 누군가에게는 대의를 실천할 도구,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업의 성공을 가져다줄 획기적인 아이템인 슈퍼돼지 옥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자본주의의 논리 속에서 무자비하게 짓밟히고 있는 생명윤리를 확인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의 거대 자본으로 탄생한 '옥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상업적인 방식으로 이러한 자본과 생명윤리에 대한 심오한 이야기를 논한다.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스티븐 연을 비롯한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과 안서현, 변희봉, 최우식, 등 한국 배우들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옥자'의 세계관을 완성한다. 틸다 스윈튼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그리고 스티븐 연은 '옥자' 속 아름답고 기괴한 봉준호 월드를 그려내는 키 플레이어들이이다. 산골 소녀 미자를 연기한 안서현은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지지 않는 존재감을 뽐낸다. 스크린을 깜짝 놀라게 할 괴물 배우의 탄생이다. 
동시개봉을 둘러싸고 멀티플렉스들과 갈등을 벌이던 큰 영화 '옥자'는 논란 끝에 결국 단관극장, 예술영화관 등 작은 극장으로 향했다. 선례가 되는 것에는 실패했으나, 변화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낸 것은 분명하다. 시대의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된 '옥자'를 관객은 어떻게 평가할까. 스크린과 만난 '옥자'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mari@osen.co.kr
[사진] '옥자'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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