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비하인드] 안준영 PD는 왜 '프듀 101’ 연습생들을 멀리했을까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6.28 10: 30

어느 누구보다 연습생들을 향한 애정이 각별했다. 일부 팬들에게 ‘아이들의 꿈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가슴 아픈 소리도 들어야했지만, 그럼에도 안준영 PD에게는 ‘프로듀스 101’을 이끌어 가야하는 분명하고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자신에게도 온갖 고민으로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PD로 치자면 조연출)이 있었기 때문이다. 데뷔(PD 입봉)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피땀 흘렸던 시절을 그는 기억했다. 이는 프로그램을 시청한 모든 이들과 표를 행사한 국민 프로듀서들 역시 마찬가지. 이에 연습생들의 꿈을 응원하고, 그들이 꿈에 한발 더 다가가는 과정을 응원했을 테다.
“누구에게나 연습생이라는 시절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조연출 때였던 거 같아요. 언제 입봉할지도 몰랐고, ‘입봉하면 잘 만들 수 있을까?’라고 저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그랬던 시절이 힘들었던 거 같아요. 이 친구들도 ‘데뷔를 할 수 있을까?’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에요. 모든 제작진이 이 친구들을 보면서 연습생 시절을 떠올리고 또 감동했고, 제작에 더 열을 올렸던 거 같아요.”

하나의 꿈을 향해 내달리며 경쟁하고 또 화합하는 101명의 청춘들을 보면서 가슴 속의 무언가가 더욱 가열 차게 끓어올랐다. 워낙 힘든 프로그램임을 알기에 연출을 피하려 도망 다녔던 안 PD지만, 프로그램을 다시 기획하고 방송을 진행해오면서 생긴 애정은 어느 국민 프로듀서들 보다 진심이었다.
“시청률 보다는 101명 연습생 중에 얼마나 많은 친구들을 국민 프로듀서 분들께 소개해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최종 11명에 못 든 친구들도 활동 잘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여러 기획의도가 있지만 좀 더 많은 아이들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이 가장 큰 것이었어요. ‘프듀2’에 나온 연습생들이 많은 분들에게 알려지고 팬덤과 인지도를 쌓게 돼 그 부분이 가장 좋아요.”
“이 아이들에게 성공의 발판을 만들어 줘야하지 않느냐는 측면에서의 접근이었죠. 프로그램 시청률을 올리는 것보다 여기서 탄생하는 그룹이 시작할 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뭘까 라는 접근이었어요. 제작진이라기보다는 기획사의 A&R 팀 같은 느낌이었다랄까요.”
하지만 팬들의 반응이 워낙 뜨겁다보니 의도치 않게 분량에 대한 지적도 논란이 될 정도로 심각하게 불거져 나왔다. 하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일임이 분명했다. 당초 70분으로 편성된 시간 안에 모든 연습생들의 모습을 담을 수는 없는 일. 프로그램의 기승전결을 만들어 재미까지 줘야하는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제작에 있어 ‘분량 문제’는 가장 고민이 되고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다보니 방송 분량이 평균 140분으로 2배는 늘었다. 연습생들의 모습을 최대한 담고자 하다보니 생긴 일. 제작진은 다양한 영상 클립을 따로 제작해 온라인으로 공개하면서 돌파구를 찾았고, 조금이라도 더 연습생들을 알리기 위해 애썼다.
“작년보다 치중했던 것이 분량 문제였어요. 사실 이 프로그램은 70분만 만들면 되는데..시즌1은 평균 100분이었었고 이번에는 거의 140분정도를 했어요. 그만큼 많은 친구들이 소개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많은 친구들이 방송에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최대한 방송 분량에 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결과로 올해는 생방송에 진출한 20명뿐만 아니라 이전에 방출된 연습생들도 많이 기억해주시는 거 같아요. 최대한 연습생들이 많이 기억에 남도록 비치려고 노력을 했던 거 같아요.”
“국민 프로듀서 분들이 직캠을 많이 봐주셔서 진짜 감사해요. 직캠이라는게 똑같은 퀄리티로 한 번 더 찍는 건데, 모든 카메라 감독님들이 뷰 수가 많이 나오다보니까 신경을 많이 쓰고 예민하게 담으세요. 개인적으로 뿌듯했어요. 직캠 영상이라는 것이 아이들을 많은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치 중에 하나였거든요.”
안 PD는 국민 프로듀서들의 애정이 넘치고 이 때문에 분량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형평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 자신이 그렇게 애정하는 연습생들과도 가깝게 지낼 수 없는 이유였다.
“저는 정이 들었는데 그 친구들은 저를 만나는 일이 사실 많이 없었어요. 아무래도 저의 한 마디 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몇 명과 대화를 나누면 혹시라도 그 친구와 더 친해 보이면 다른 연습생들이 서운해 할 수도 있으니까요. 일부러 그래서 연습생들과 말을 안 붙이려고 노력을 했던 거 같아요. 촬영 시작하고는 잘 말을 안 하려고 했어요.”
마지막으로 안준영 PD는 프로그램을 떠난 연습생들에게 뭉클한 메시지를 보냈다.
“애들에게 맨날 했던 이야기인데..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힘들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이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좀 더 많은 대중 분들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또 끝까지 잘 버텨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그리고 앞으로도 더 잘 될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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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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