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봉준호 감독이 밝힌 #옥자 개봉 #차기작 #송강호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27 12: 02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신작 ‘옥자’로 돌아왔다.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한껏 기대치가 올라간 이번 영화는 세계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한국 배급사 NEW 를 통해 전국의 개인 극장을 통해 29일 첫 공개된다.
‘옥자’는 비밀을 간직하고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안서현 분)의 이야기를 다룬다.
봉준호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극장 제한과 관련돼 안타까운 건 없다. 개봉을 앞두고 즐거운 상태이다”라며 “(화제가 너무 많이 돼)재개봉 하는 느낌이랄까?(웃음) 기자회견은 7번 이상, 인터뷰도 100번 넘게 한 것 같다(웃음).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두 번 하고 런던-LA-뉴욕-시드니-도쿄까지 갔다가 그저께 귀국했다. 좋은 일이다(웃음). ‘설국열차’ 이후 4년 만에 새로운 일이 아닐까 싶다. 개봉 때가 되니 힘들지만 기분이 좋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옥자’는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3대 멀티플렉스에서는 개봉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이들 극장 측은 ‘선 극장 개봉-후 IPTV·VOD’를 주장하고 나섰지만 끝내 넷플릭스와 협의되지 않아 결렬됐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사실 극장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라며 “손익분기점을 상투적으로 나눴을 때, 상업영화든 예술영화든 손익분기점에 대한 압박감이 있을 것이다. 전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에 대한 부담이 없다. 해방된 상태”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03년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마더’ ‘설국열차’ 등 걸작을 내놓았다. 이번에 내놓은 ‘옥자’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하지만 이는 곧 부담감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면서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이 만든 첫 영화다. 물론 극장에서도 개봉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으로 극장 개봉을 하게 됐지만(웃음). 무엇보다 넷플릭스 사상 100여 개를 상영관을 확보하게 돼 기쁘다”고 나름의 성과가 있다고 밝혔다.
‘옥자’는 넷플릭스 공개와 함께 서울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씨네큐브 광화문, 인천 애관 극장, 대구 MMC만경관 등 ‘옥자’를 개봉하는 전국 100여개 극장에서 개봉한다. “어릴 때 대한극장에서 ‘슈퍼맨’도 보고 좋았다. 대한극장과 서울극장이 아직까지 살아남았고 이번에 대구 전주 인천 등 오래된 극장들에 가볼 기회가 생겨 재미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어찌하다보니 이렇게 상황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고민이긴 한데, 가령 프라이팬이 뜨겁게 달궈져 있을 때 어떤 음식재료를 던져도 모두 탄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제 영화에 대한)기대치가 높아서 부담감은 있긴 하다. (그럼에도)항상 혹평과 호평은 공존했었다. 예전에 무관심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이처럼 높은 관심이)행복하긴 하다.”
'옥자'는 지난해 4월 한국을 시작으로 7월 미국 뉴욕을 거쳐 8월 말 캐나다 밴쿠버에서 모든 촬영을 마쳤다. 한국, 미국, 캐나다 등 3개국에서 진행된 글로벌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동서양을 아우르는 독특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신선하고 새로운 장소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봉 감독은 '옥자'의 초기 준비 단계부터 로케이션팀을 꾸려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 세계 곳곳을 살피며 적합한 촬영 장소를 찾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미자와 옥자의 집이 있는 강원도 산골 마을, 서울 도심 등 국내 촬영분은 특정 장소 한 곳이 아닌 전국 각지의 다양한 장소와 이미지를 풍부하게 조합해 최적화된 공간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다.
이날 ‘옥자2’가 나올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옥자2’ 속편을 찍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누가 좀 찍어줬으면 좋겠다(웃음). ‘괴물’때도 그랬다. 후배 감독들에게 전화를 해서 ‘괴물2’를 찍고 싶은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었다(웃음). 저는 지금 새롭게 하고 싶은 프로젝트들이 많다. ‘설국열차’ 도 속편이나 TV시리즈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알려졌다시피 봉 감독의 차기작은 일가족의 소동을 그린 ‘기생충’(이다).
“그 작품은 2013년쯤에 어떤 사람을 붙잡고 얘기했었다. 2015년도에 ‘옥자’를 준비할 때였는데, 20페이지 정도의 트리트먼트를 썼었다. 이후 ‘철원기행’을 연출한 김대환 감독님이 제 스토리 라인을 받아서 초고를 쓰셨고, 또 다른 젊은 작각가 재고를 했다. 올 하반기에 시나리오를 완성을 하고, 내년 초에 찍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기생충’의 주연배우는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1), ‘살인의 추억’(2003), ‘친절한 금자씨’(2005), ‘괴물’(2006), ‘박쥐’(2009), ‘설국열차’ 등에 출연해 티겟 파워 1위에 오른 송강호이다.
“아직 완성된 단계는 아니지만 제가 쓴 시나리오를 보고 송강호 형이 출연을 결정해주셨다. 저는 항상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에 드셨으면 하는 바람이다(웃음).”/purplish@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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