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봉준호 "'옥자2' 만들 생각 없다, 누가 좀 만들어줬으면"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27 10: 55

 (인터뷰②에 이어) 봉준호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는 영화의 미래나 스트리밍 산업의 미래에 관심이 없다(웃음). 하지만 10년 후 (제 영화를)재상영했을 때 과연 어떤 기분이 들지 상상을 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옥자'에 대한 평론가 및 기자들의 반응이 갈리는 것에 대해서는 “결말에 대한 예측 가능하다, 후반부가 평범하다는 반응이 있어서 저는 (관객들이 평가할)개봉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간략히 전했다. 개봉 후 관객들의 진짜 반응을 기다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창의적 발상과 설정, 그 안에 보편적 정서가 공존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여온 봉준호 감독은 '옥자'를 통해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인 옥자를 구출하기 위한 소녀 미자의 예측할 수 없는 여정을 특별한 스토리로 완성해냈다.

소녀와 동물의 순수한 사랑을 바탕으로 위험천만한 모험과 절박한 구출극을 오가는 다채로운 스토리, 여기에 봉준호 감독 특유의 허를 찌르는 유머와 날카로운 메시지, 감각적 영상미와 정교한 연출이 더해진 '옥자'가 기존 영화에 없던 새로운 즐거움으로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도 당시에 악평과 호평이 다 뒤섞여 있었다. 그래서 전 항상 시간이 지나길 바라고 있다. 물론 저의 행복한 고민인데, 너무 기대치가 높은 건 있는 것 같다. 가령 프라이팬이 뜨겁게 달궈져 있을 때 아무 음식 재료나 던져도 탄다. 그것과 마찬가지로 기대치가 높아서 부담감은 있는데, 항상 혹평이나 호평은 있었다. 예전에 무관심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이 같은 관심이)행복하다. 사실 요즘에는 길을 가다가 (영화 포스터를 보고)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는 상태가 불가능해졌다. ’살인의 추억‘도 10주년을 기념해서 봤었을 때 새로운 기분이었다”는 감회를 전했다.
이날 ‘옥자2’가 나올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옥자2’ 속편을 찍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누가 좀 찍어줬으면 좋겠다(웃음). ‘괴물’때도 그랬다. 후배 감독들에게도 전화를 해서 ‘괴물2’ 찍고 싶은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웃음). 저는 하고 싶은 프로젝트들이 많다. ‘설국열차’ 도 속편이나 TV시리즈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누군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어 옥자를 떠올린 계기에 대해 “이수교차로를 지나가다가 고가 및에 돼지 같은 것을 머리에 닿는 것을 봤다. 저희는 그런 것을 봤다고 표현하는데 상상을 한 것이다. 저희가 상상을 한 것을 봤다고 표현하니까. 처음에는 이수고가도로에 꽉 찰 정도로 돼지가 소심하게 있더라. 거기에 2001년도쯤에 산골 소녀가 우연히 산에서 시가 1억 상당의 산삼을 발견해 도시에 팔러 나가는 시놉시스를 쓴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나쁜 사람들이 많이 붙겠나. 오래 전부터 상상했던 것들이 합쳐져 ‘옥자’가 탄생했다. 왜 클까라는 점은 슈퍼 옥수수처럼 일부러 상업적으로 늘렸다고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옥자'는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 폴 다노,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등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을 비롯해 안서현, 변희봉, 최우식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해 캐스팅 라인을 완성했다.
'설국열차'에 이어 두 번째로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틸다 스윈튼은 '옥자'의 스토리에 매료돼 프로듀서로서 참여했음은 물론 극중 미자에게서 옥자를 빼앗으려는 미란도의 CEO 루시 미란도 역을 맡아 강력하고 흡입력 있는 연기를 펼쳤다.
동물박사 죠니 윌콕스 역의 제이크 질렌할은 '브로크백 마운틴' '조디악' 등을 통해 인정받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독보적 개성의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소화해내 놀라움을 안긴다. 또 '미스 리틀 선샤인'에서 불안에 찬 소년 드웨인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폴 다노가 미란도 기업의 실체를 폭로하고자 미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의 리더 제이 역을 맡아 냉철한 판단력과 따뜻한 감성을 동시에 지닌 독특한 매력을 전하며, 케이 역은 '워킹데드' 시리즈로 높은 인기를 얻은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맡아 캐릭터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무엇보다 옥자의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인 소녀 미자 역은 2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아역배우 안서현이 맡아 순수하면서도 당찬 매력을 선보여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purplish@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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