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봉준호 "차기작 송강호 주연 '기생충', 내년 촬영 계획중"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27 10: 55

 (인터뷰①에 이어) 봉준호 감독은 지난 2003년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마더’(2009), ‘설국열차’(2013) 등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는 걸작을 내놓았다. 이로 인해 이번에 선보이는 신작 ‘옥자’에 거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하지만 대중의 기대는 곧 부담감으로 돌아올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은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상투적으로 나눴을 때 상업영화든, 예술영화든 손익분기점에 대한 압박감이 있을 것이다. 저 역시 그랬다"라며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에 대한 부담이 없다. 해방된 상태다.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이 없이 만든 첫 작품이다. 넷플릭스와 협업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관에서도 상영됐으면 하는 욕심으로 (극장)개봉을 하게 됐지만 100여 개나 확보하게 돼 기쁘다. 넷플릭스 사상 최초로 가장 많이 상영관을 확보했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강에 괴물이 산다는 신선한 발상과 압도적 스케일, 탄탄한 드라마로 1300만여 관객을 사로잡으며 당시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던 '괴물', 한국영화 최대 제작비를 투입하고 해외 167개국에 선판매 되며 한국영화 최다 수출 기록을 경신한 '설국열차' 등 매 작품 과감한 시도와 독보적 작품 세계로 한국영화의 진일보를 이끌어왔다.

봉 감독은 ‘옥자’를 떠올린 계기가 이수교차로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했다.
“고가 밑에 돼지 같은 것을 봤다. 저희는 그런 것을 봤다고 표현하는데 상상한 것이다. 저희가 상상을 한 것을 봤다고 표현하니까. 감독의 상상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직업이지 않나”라며 “처음에는 이수고가도로에 꽉 찰 정도로 돼지가 소심하게 앉아 있더라. 거기에 2001년도쯤에 제가 썼던 시나리오 중, 한 산골 소녀가 우연히 산에서 시가 1억 원 상당의 산삼을 발견해 도시로 팔러 나가는 내용을 쓴 적이 있다. 그 과정에서 소녀에게 얼마나 나쁜 사람들이 많이 붙겠나. 미자 캐릭터는 그렇게 나왔다. 오래 전부터 상상했던 것들이 합쳐져 ‘옥자’가 탄생한 것다. ‘왜 클까?’라는 점에서 보면 옥자의 크기는 슈퍼 옥수수처럼 일부러 상업적으로 늘렸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미자 역을 맡은 안서현은 기존에 알려진대로 2100 대 1이 아닌 200대 1의 경쟁률을 거쳐 캐스팅 됐다. “200대 1의 정도였는데 저희쪽에서 정보가 잘 못 나간 듯하다(웃음). 많은 배우들을 만났지만 안서현 양은 항상 캐스팅 톱 순위였다. 황인호 감독의 ‘몬스터’를 보고 서현양의 연기에 반했다. ‘살인의 추억’ 연출부였던 이홍주 감독이 '서현이의 연기를 보라'고 추천해서 ‘몬스터’를 봤는데 저도 보면서 너무 웃겨서 데굴데굴 구르며 봤다”고 안서현과 작품을 할 마음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이어 봉 감독은 “어떤 분들은 '서현 양을 만나서 어떻게 연기적 조련했느냐'고 물어보시는데 특별히 한 이야기는 없다. 그 친구는 이미 준비가 돼 있었다. 시나리오를 보는 관점도 있고 되게 프로급이다. 가장 좋은 점은, 중학생이지만 들뜨는 법이 없다. 틸다 스윈튼이나 제이크 질렌할과 연기한다는 점에 있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더라. 물론 배우로서 열심히 했지만, 흥분하거나 들뜨지 않더라. 담담하게 가는 게 미자랑 정말 닮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날 봉 감독은 100% 한국영화인 차기작 '기생충'(가제)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2013년쯤에 누구를 붙잡고 얘기했었다. 2015년도에 ‘옥자’를 준비할 때, ('기생충'이라는 작품의)20페이지 정도 트리트먼트를 썼었다. ‘철원기행’을 연출한 김대환 감독님이 제 스토리 라인을 받아서 초고를 썼다. 또 다른 젊은 작가 재고했고. 올 하반기에 시나리오를 완성을 하고, 내년 초에 촬영을 계획중이다. ‘기생충’은 가제이다. 제 차기작인 '기생충'의 시나리오를 보고 송강호 선배가 출연을 결정해주셨다. 제 입장에서는 제 시나리오를 보고 마음에 드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영화는 100% 한국 영화이다. 조용히 찍고 조용히 개봉하고 싶다(웃음)."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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