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나디나도 군말없이 비켜주는 "세계 최고" 김호령 수비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6.23 10: 00

"수비는 세계 최고이다".
KIA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동료 외야수 김호령의 수비를 절찬했다. "세계 최고"라는 표현까지 곁들여서이다. 김호령의 수비력은 일찌감치 정평이 나있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500경기 이상을 외야수로 뛰었던 버나디나의 공식적인 인증까지 받았다. 
김기태 KIA 감독이 전한 말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 기자들과 만나 "호령이의 수비 하나는 우리나라, 아닌 전세계에서 최고다. 버나디나도 세계 최고라고 인정했다"면서 "버다니나의 말이 '내가 수비로는 지지 않지만 김호령이 중견수로 나서면 내가 우익수로 나서는게 맞는 것 같다. 김호령의 수비가 세계 최고'라고 인정했다"고 말했다. 

김호령은 지난 21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6회초 김재환의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는 진기명기 수비쇼를 보여주었다. 버나디나도 이날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다이빙캐치 호수비를 펼쳤다. 그러나 6회부터 김호령이 중견수로 투입되자 버나디나는 우익수로 이동했다. 
앞서는 경기 후반이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장면이다. 김호령이 개막 한 달만에 1군에 올라오면서 이런 공식이 생겼다. 버나디나는 초반에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겠지만 김호령의 수비를 곁에서 직접 목격한 이후는 군말없이 이동하고 있다. 이제는 아예 칭찬까지 하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호령의 수비 실력을 칭찬하면서도 김기태 감독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김호령의 저조한 타격 때문이다. 김호령은 작년까지 2년 동안 주전 외야수였다. 그러나 버나디나, FA 최형우에 이어 이명기 트레이드 입단으로 자리를 내주었다. 특히 탁월한 중견수 수비력을 보여준 버나디나가 방망이까지 3할대에 오르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지금은 대수비와 대주자 등 백업 선수로 나서고 있다. 타격에서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벤치에 앉은 이유가 됐다. 신인시절인 2015년 2할1푼8리에서 2016년에는 2할6푼7리까지 올랐다. 올해는 발전할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출전이 뜸해지며 1할8푼5리로 부진하다. 개막도 2군에서 시작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지 않고 스스로 타격 기술을 끌어올리겠다고 자신했지만, 결과물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 감독이 가장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KIA 외야진은 확실한 타격을 보여야 주전을 꿰찰수 있는 정글로 바뀌었다. '수비요정' 김호령에게는 만만치 않은 숙제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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