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부터 10위까지' kt, 신기루같은 73일의 추락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22 06: 27

5위를 제외한 순위표 모든 곳에 이름을 올린 팀이 있다. 바로 kt다.
유난히 춥던 4월 9일, kt는 수원 삼성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라이언 피어밴드가 개인 첫 완봉승을 거두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이 경기 전까지 LG와 공동 1위였다. 그러나 이날 LG가 롯데에 패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시즌 8번째 경기만이었다. 당시 10위가 삼성이었다. 
kt는 2016년, 4경기를 치른 시점인 4월 5일 단독 선두로 올라선 바 있다. 그러나 8경기 시점에서 1위는 처음이었다.

kt는 이틀 뒤인 11일 고척 넥센전을 2-12로 패했다. 이번에는 롯데와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kt는 이때부터 세 경기 더 공동 1위를 유지했다. 그리고 14일 잠실 LG전을 2-5로 패하며 단독 1위 대신 2위로 내려왔다. 이후 2승3패로 3위, 다시 1승2패로 4위까지 떨어졌다.
4월 25일 마산 NC전을 패하며 4위로 떨어진 kt는 이튿날 NC에 다시 패하며 승률 5할을 맞췄다. 그간 벌어뒀던 마진을 모두 까먹으며 순위는 5위를 건너뛴 채 6위까지 내려갔다. 이날은 시즌 22경기 째였다.
이후 가파른 하락세였다. kt는 단 한 번도 가을야구 가능권인 5위 안에 들거나 5할 승률을 맞추지 못했다. 그 대신 순위가 한 계단씩 떨어졌다. 그리고 6월 21일, 롯데에 패하며 6연패에 빠졌고 단독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단독 선두로 올라선지 73일만의 추락이었다. 삼성이 9위로 올라갔다. 
지난해보다 더 나쁘다. 2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작년, kt는 7월 8일에 단독 꼴찌로 내려갔다. 올해는 그 시기가 보름 더 빨라졌다.
kt는 지금 공격과 수비, 두 가지 모두 안 되고 있다. 타자들은 침묵하며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투수들은 위기가 닥치는 대로 실점하고 있다. kt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5.64(69경기). 팀 타율은 2할6푼4리(8위)에 머무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나아질 기미가 뾰족히 안 보인다는 점이다. kt는 최근 21경기서 3승18패로 패배가 잦다. 롯데와 3연전에서 첫 두 경기를 내줬는데, kt 선발투수는 고영표-피어밴드였다. kt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다. 이들이 패했고 22일 선발투수는 김진욱 감독 스스로도 '고육지책'이라고 표현한 류희운이다. 큰 기대를 걸기는 무리다.
김진욱 감독은 며칠 뒤 1군에 올라올 외국인 투수 돈 로치를 기다리지만, 1군 말소 이전에 매 경기 6이닝 4실점을 기록하는 등 완벽하지 않았다. 야수진도 최근 맹타를 휘두르던 오정복이 부상으로 전반기 아웃되며 악재를 맞았다.
지난주 삼성, 한화부터 이번주 롯데까지. 나란히 하위권에 처졌던 팀들을 만난다는 점은 kt로서 호재였다. 하지만 그들과 싸움에서 밀리면서 최하위는 더욱 가까워졌다. 김진욱 감독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호국보훈의 달 기념 밀리터리룩을 포기했다. 홈 유니폼을 입으면 이길까 싶어서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징크스를 기대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못했다. kt 팬들은 요즘 케이티위즈파크가 있는 경수대로를 지날 때 무슨 기분이 들까. 최고의 마케팅은 성적이라는 말이 새삼 무겁게 다가온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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